경찰, 뒤늦게 주민이 가져간 유병언 목뼈·머리카락 회수

입력 2014-07-26 13:53
경찰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시신 수습 과정에서 수거하지 못한 목뼈 등을 뒤늦게 수거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 수사 논란이 더욱 불거지고 있다.

유병언 변사사건 수사본부는 25일 오후 6시쯤 유 전 회장의 시신 수습 과정에서 수거하지 못한 목뼈 1점과 머리카락을 회수했다고 26일 밝혔다. 유 전 회장 사망 사건 초동 대처 부실로 비난을 받은 경찰이 증거물 관리에도 허술했던 셈이다.

경찰은 지난 22일 새벽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전남 순천시 서면 신촌리 매실 밭에서 한 주민이 뼛조각을 가져간 모습을 목격했다는 사실을 인근 주민 등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이에 경찰은 추적 끝에 순천시 서면에 거주하는 윤모씨가 가져간 사실을 확인하고, 윤씨가 사무실에 보관 중인 목뼈와 머리카락을 회수했다. 윤씨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곧바로 현장으로 가 뼛조각을 주워 사무실로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당시 주민이 뼛조각을 가져가는 모습이 목격됐는데도 “우리 소관이 아니다”며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회수한 목뼈와 머리카락을 국과수에 보내 감정 의뢰하고 윤씨를 상대로 뼛조각을 가져간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