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포동 평화교회(임영문 목사)가 글로벌국제학교(교장 오세련)에 보금자리를 제공, 중도입국자녀들의 사회적응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중도입국자녀는 국내에서 태어나고 자란 다문화가정 자녀와는 달리, 국외에서 성장하다 한국인과 재혼한 이주여성을 따라 입국한 자녀를 말한다. 한국 문화가 낯설고,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일반 학교는 물론 일상생활 적응도 쉽지 않아 전문 교육이 필요하다.
평화교회는 지난 2월부터 글로벌국제학교에 교회시설의 10년간 무상임대를 약속했다고 25일 밝혔다. 이후 글로벌국제학교는 꾸준히 학생수가 늘어나는 등 순항하고 있다.
글로벌국제학교 오세련 교장은 “중도입국 가족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학생 수도 늘어나고 있으며, 분위기도 좋다”고 말했다.
그동안 글로벌국제학교는 제대로 된 보금자리를 찾지 못해 부산진구 양정청소년수련관, 북구 한국폴리텍대, 부산예술대 등지에서 더부살이했다. 시설이 없으니 교육청에서 예비학교 인가도 받을 수 없었다. 학생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서울 강남의 화평교회에서 부목사로 활동하다가 1997년 5월 부산으로 내려온 임 목사는 도심 속 저소득 지역인 전포동 산골짜기에 평화교회를 개척했다.
당시 임 목사는 지역에 가족과 떨어져 사는 홀몸 노인들이 많은 점을 확인하고 노인 봉사에 집중했다. 이후 임 목사는 전포동에 사회복지센터가 들어서는 모습을 보고, 활동의 방향을 틀었다. 노인 복지 관련 부분은 국가적 지원이 시작됐으니, 교회는 정부에서 미처 신경 쓰지 못하는 부분을 보살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임 목사는 “중도입국자녀 문제는 여전히 정부 시책의 사각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국제 의료봉사 민간단체인 그린닥터스를 통해 글로벌국제학교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교회에서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교회를 위한 교회가 아니라 지역 사회를 위한 교회를 만들자는 뜻에 다들 동참해 준 덕분에 무상 임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며 “지금은 교회 식구들이 학생들의 밥을 차려 주는 등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평화교회가 있는 전포동은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임 목사는 “평화교회를 다시 짓는다면 학교에 필요한 건물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산 평화교회,글로벌국제학교에 보금자리 제공
입력 2014-07-25 1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