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유병언 사인 규명 실패… “시신 부패 심각한 수준”

입력 2014-07-25 10:36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인 규명에 실패했다.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25일 서울분원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시신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일치했다”며 “그러나 시신의 고도 부패로 사망원인 규명이 불가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대퇴골과 치아 1점의 감정 의뢰를 받았다. 이날 새벽 감정을 완료하고 결과를 수사기관에 통보했다”며 “시신의 금니 등 치아 상태가 유 전 회장의 치과기록과 일치했다. 유전자 검사도 머리카락만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시행했다. 염색체도 일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서 원장은 “질식사·지병·외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모두 분석했지만 시신이 심하게 부패됐고 내부 장기도 소실됐다”며 “원인 규명이 불가했다”고 했다. 자살·타살 등 사인 규명은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독극물·마약류·케톤체류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유 전 회장의 시신에서 간과 폐는 모두 음성 반응을 보였다. 근육은 케톤체류에서만 음성 반응을 보였고 나머지 독극물·마약류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서 원장은 “뱀 등 맹독성 동물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낮아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