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기독인들 가톨릭과 기독교 일치운동 적극 반대

입력 2014-07-24 22:12
ⓒAFPBBNews=News1

오는 8월 천주교 교황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호남지역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와 가톨릭의 일치운동을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일부 기독교 단체들이 추진 중인 기독교와 가톨릭 일치운동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광주전남노회협의회는 “지난 22일 광주 봉선동 겨자씨교회(담임목사 나학수)에서 비상집회를 가졌다”고 24일 밝혔다. 비상집회에는 광주전남지역 17개 노회, 전북지역 16개 노회. 제주지역 2개 노회 등 35개 노회에 소속된 각 교회 목사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비상집회는 광주와 전남·북, 제주 등 4개 지역 노회협의회와 노회장협의회, 광주원로목사회 등이 공동 주최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채택한 성명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지난 5월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한국정교회,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 등과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한국신앙직제)’를 창립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성경에 충실한 기독교와 로마의 혼합종교인 가톨릭교를 구분하지 말자는 것은 성경 말씀을 어지럽히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교회 100여년의 유구한 역사에 오점을 남길 수 없다”며 “기독교와 로마의 혼합종교인 가톨릭교 일치운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비상집회 2부에서 강의에 나선 송춘길(로마가톨릭&교황정체알리기운동연대 조직위원장) 목사는 “한국 교회와 신앙의 순수성을 로마 가톨릭으로부터 지켜야 한다”며 KNCC가 CBCK 등과 한국신앙직제를 창립한 것을 맹렬히 비판했다. 송 목사는 이날 자신이 저술한 ‘가톨릭과 바람 난 한국교회’ ‘흑백보다 더 다른 기독교와 가톨릭’ 등의 책 내용을 중심으로 열띤 강의를 진행했다.

그는 “마리아를 우상화 한 가톨릭과 기독교가 하나가 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KNCC가 가톨릭과 손을 맞잡고 한국신앙직제를 만든 것은 새로운 종교를 탄생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목사는 이어 “한국 기독교계는 이단에는 엄정하게 대처하면서 정작 로마 가톨릭과 같은 우상종교와 일치운동을 벌이는 데는 손을 놓고 있다”며 “하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의미를 가톨릭에 팔아넘겨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예장합동 부총회장 백남선 목사는 격려사에서 “기독교계 일부가 가톨릭과 기독교의 일치를 도모하는 등 한국 교회가 온갖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하나님만 바라보고 나아가자”고 밝혔다. KNCC는 2000년대 이후 기독교와 가톨릭교 모두 하나님으로 나온 만큼 두 종파 간 경계를 허물자는 운동을 펼쳐왔다. 이를 위해 KNCC는 그동안 가톨릭과 친교를 강화하고 교류 분야를 점차 확대해왔다. 하지만 가톨릭 교황의 한국 방문이 임박한 상황에서 광주전남노회협의회가 주축이 된 호남지역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와 가톨릭 일치 반대운동을 결의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노회협의회 관계자는 “초교파적으로 기독교와 가톨릭의 일치운동을 저지하기로 했다”며 “순수한 성경적 기독교회로 남기 위해서는 가톨릭과 일치를 추구할 게 아니라 영원히 결별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