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동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에 ‘충격’

입력 2014-07-24 17:20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이 안산동산고(교장 홍원용 목사)의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학교와 교계가 반발하고 있다. 안산동산고가 학생과 학부형에게 만족도가 높고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70점 미만으로 ‘미흡’ 평가를 받은 안산동산고에 대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의견을 지난 18일 교육부에 전달했다. 자사고는 교육감이 5년마다 평가를 거쳐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안산동산고와 학부모들은 평과결과를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평가지표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평가결과 불복절차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성길 교무부장은 “재단과 학교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교육부의 청문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경기도교육청의 이번 결정이 객관적이고 공정한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 교무부장은 “특히 기독교 소명감으로 열의를 다해 학생들을 지도했는데 당황스럽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안산동산고의 한 학부모는 “경기도엔 일반고가 342곳인데 비해 자사고는 두 곳뿐”이라며 “자사고 때문에 일반고에 무슨 심각한 피해가 돌아간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학교연맹 교목협의회 김용관 전 회장은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 방침은 사학의 자율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전 회장은 “안산동산고는 전국에서도 모범적인 자사고”라며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에 따라 교육정책이 바뀐다면 학생들의 피해가 가중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다음 달 11일 강원도 속초에서 열리는 전국교목 여름수련회에서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건학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자사고로 전환한 기독사학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산동산고는 학생을 회초리가 아닌 사랑으로 가르친 것으로 유명하다. 이 학교 발전의 밑바탕에는 기독교 교육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들은 매일 아침 ‘경건회’라는 예배를 드리고 수업을 시작한다. 이 학교는 2009년 자사고로 지정된 뒤에는 사립학교당 20억~30억원가량 되는 정부의 재정지원도 받지 않고 신앙교육을 강화했다. 매년 서울·연세·고려대 합격생을 100~150명씩 배출할 만큼 전국 명문고로 발돋움했다. 교계 관계자는 “안산동산고 학생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자사고 취소 방침은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