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검사 꿈 좌절 50대, 범행 일정표에 따라 대학 털어

입력 2014-07-24 11:02
대학 상습털이범의 범행 일정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범행 일정표까지 짜놓고 대학을 털어온 50대가 구속됐다.

24일 서울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15일 교직원을 가장해 중앙대 총학생회실에 침입해 학생회비 450만원을 훔친 최모(51)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최씨는 과거에도 세종대, 건국대, 부산 부경대, 경성대 등 여러 대학에서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 처벌받은 이력이 있다.

지방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최씨는 40대 초반까지 합격하지 못하자 결국 포기했다. 이후 학원에서 형법 강의를 하기도 했으나 일정한 직업을 갖지 못하자 결국 대학 상습털이범으로 전락했다.

최씨는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인 새벽 시간대에 양복에 넥타이까지 매고 교직원인 척 학교로 자연스럽게 들어가 현금만 훔쳤다.

또 대학교별 침입 일정과 절도 예상금액을 미리 짜두고 일정표에 따라 전날 사전 답사까지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월요일에는 건국대, 화요일에는 한양대 갔다가 숭실대, 수요일에는 중앙대에서 건국대로 이동한다는 식이다.

경찰이 중앙대 총학생회의 신고를 받고 확인한 피해 대학들의 주변 폐쇄회로(CC)TV에는 최씨가 건국대와 한양대를 배회하다가 침입에 실패하고 중앙대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히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일반 건물에 비해 대학은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로워 대학 연구실이나 사무실 등을 털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은 사무실 등을 비울 때에는 반드시 출입문을 잠그고 절도 사건이 발생하면 즉시 경찰서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