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서울 동작을(乙)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일단 손을 맞잡았지만, 양측의 기싸움으로 삐걱대고 있다.
노 후보가 사전투표 전인 24일을 마지노선으로 제시, '후보직 사퇴'의 배수진까지 치면서 어찌됐든 단일화는 이뤄지게 됐지만 단일화 방식을 놓고 양측의 충돌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면서 '아름다운 단일화'는 물건너갈 위기에 처했다.
이에 더해 동작을 단일화를 위한 당 대 당 협상 채널 가동 여부를 놓고 두 정당간 '공중전'도 첨예하게 전개되는 등 갈등이 고조됐다.
두 후보는 23일 오전 서초구의 한 지역 케이블 방송 TV토론에서 마주한 뒤 오후 동작구 사당동의 한 커피숍에서 배석자 없이 단일화 협상에 본격 착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만 달리다 1시간만에 헤어졌다.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기 후보의 '담판 주장'과 노 후보의 '여론조사 주장'이 맞부딪히면서다.
협상 불발 후 기 후보측은 "통큰 모습을 보이는 모양새를 연출해놓고 여론조사 프레임을 강요하는 것은 노 후보가 자신으로 단일화해달라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반면에 정의당 박원석 대변인은 "담판 요구는 노 후보의 일방적 양보를 요구하며 시간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라며 "실제 협상에서 기 후보가 노 후보에게 선배니까 양보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소요 시한 등을 감안할 때 양측이 24일 오전 9시께까지 여론조사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두 후보는 '정치적 결단'이라는 외통수에 몰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또 끝내 합의가 불발, 노 후보의 일방적 사퇴로 귀결된다면 상처 뿐인 '절반의 단일화'에 그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동안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의 3자 대결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산해도 나 후보 지지율에 못미치는 실정이어서 '상처뿐인 단일화의 효과'에 대해 벌써부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양당은 협상 창구를 놓고도 하루종일 거친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정의당이 '당대당 연대' 방침을 내세워 압박수위를 높였지만 새정치연합은 "두 후보의 진정성을 높이 평가하며 존중하겠다"며 '후보간 협상'으로 공을 돌림으로써 "당대당 차원의 야권연대는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입장발표문을 통해 새정치연합이 '시간끌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오늘 중 양당 대표가 직접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고 결론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한길 공동대표는 유기홍 수석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미 7월초 심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선거에서 당 차원의 야권연대는 없다'는 원칙을 전달한 바 있다"며 대표 회동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새정치연합의 이 같은 입장은 후보 단일화 문제가 당 차원의 연대로 확대될 경우 '나눠먹기식'의 정치공학적 연대 프레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유 대변인은 동작을과 수도권 다른 지역에 대한 양당간 '빅딜 가능성'에 대해서도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기 후보측은 궁극적으로 당에서 책임있게 판단해주길 기대하고 있어 지도부와 기 후보 사이에 '핑퐁게임'도 벌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노 후보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콩가루집안"이라고 맹비판했다.
새정치연합 홍익표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지도부가 연대 문제를 후보에게 떠넘기고 모른체 하는 건 비겁하다"며 "광주에 나온 사람을 멋대로 동작에 공천해놓고 단일화 문제에 대해선 당사자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송진원 기자 =hanksong@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름다운 단일화'? 野 동작乙 '샅바싸움' 하느라 빨간불
입력 2014-07-23 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