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칼럼]포항 양포교회 김진동 목사/예의와 공경

입력 2014-07-22 14:25

사람은 자신을 좋게 보는 사람에게는 좋게 행동하고 나쁘게 보는 사람에게는 나쁘게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자신을 선하다고 보고 좋게 믿어주면 거기에 걸맞게 행동하려고 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 아닌가 합니다.

내가 어느 누군가에게 높임 받고 싶으면 먼저 상대를 높여줘야 하는 것도 ‘당연지사’(當然之事)이겠지요. 그것은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나아가서 상대에게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상대를 좋게 보면 어떻게 행동합니까?

그 사람 앞에서 함부로 말하며 함부로 행동하게 됩니까?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어느 때보다 더 단정히 하고 깨끗이 하고 상대와의 약속을 잘 지키려고 할 것이 분명합니다.

말도 조심할 것이고 행동도 공손하게 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상대방은 어떨까요?

누군가 당신 앞에서 옷도 단정히, 머리도 단정히, 공손한 태도를 취한다면 그에게 함부로 대할 수 있을까요?

만약 당신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상대가 약속 시간도 제대로 안 지키고 말도 무례히 하며, 예의도 없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연장자를 대할 때 우리들의 태도는 평소보다 더 깍듯해 지는 것을 예의라고 하며 공경이라 합니다.

일본 같은 경우는 직접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단순히 높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일반 음식점을 가더라도 깍듯이 대하는 것이 한국과는 차원이 틀립니다. 거스름돈을 줄 때도 두 손으로 주는 것이 일반적이고 상대에게 깍듯이 대하는 것만큼은 정말 어느 나라보다도 엄격합니다.

한마디로 예의에 대해선 일가견이 있는 나라입니다. 예의란 다른 사람을 대함에 있어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바르고 깍듯하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자신을 지키고 제어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소한의 품행의 시작이며 기본자세가 아닌가합니다.

예로부터 ‘돈수재배’(頓首再拜)라 하여 머리가 땅에 닿도록 두 번 절한다는 뜻으로 상대에게 경의를 표함으로 편지를 쓸 때 편지 머리나 끝에 쓰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고두사은’(叩頭謝恩)이라 하여 땅에 닿도록 머리를 구부리고 은혜에 사례한다는 뜻으로 받은 은혜가 아주 클 때 쓰는 말이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예의 밝은 민족의 나라라고 평했다는데서 근거한 말로 우리나라를 해 뜨는 동방의 예의지국 또는 군자국(君子國)으로 일컬어 왔습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도 이 같은 예의를 찾아 행하고 살아왔던 우리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몇 시간씩 드리는 예배시간에 계속 서서 예배를 드리고 말씀을 들어도 경건함을 잃지 않고 드린다고 하니 단 한 시간 남짓한 예배시간에도 여러 모양을 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비추어보면 어떻습니까?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바리새인, 사두개인, 대제사장들은 겉으로만 하나님을 공경하고 경배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들은 하나님께 형식적인 것만 드리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실로 그들은 이스라엘백성들의 존경을 받을 만한 자리에 있었지만 중요한 것을 놓친 형식주의에 치우쳐 백성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불운한 자들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예수님조차도 그들을 회칠한 무덤 같은 자들이라 하셨습니다.

어찌 보면 마음이 중요하지 형식이 그다지 중요하겠습니까만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감정일 뿐 사랑이 아니듯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공경해야 할 우리가 하나님께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다면 혹은 아름답지 못한 방법으로 섬기고 있다면 되겠습니까?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존경 없는 형식적인 지위에 만족하고 자랑스러워하고 스스로 대견스러워 하실 분이 아니십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백성들로부터 진심어린 존경과 공경을 받아야만 하실 분이십니다. 그럼으로써 그분은 영광을 얻게 되십니다.

존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진정한 사랑이 될 수 없습니다.

고운미소 상냥한 말 한마디 겸손한 태도는 우리가 사회생활 속에서 갖는 기본적 도리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아버지께 예배드리고 있는 우리의 태도나 예의는 어떠한가요?

전국 방방곡곡에 대형교회는 수없이 많아지고 있지만 예배의 행태는 점점 경건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말은 무성합니다. 진정 하나님을 공경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할 때 우리의 행동을 어떠해야할까요?

어렵습니까? 그렇다면 당신이 지금 대하고 있는 상대가 대통령은 아니더라도 관공서에 있는 높은 분이거나 혹은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회장님쯤으로 생각해보십시오. 그분들 앞에서 함부로 얘기하며 다리를 꼬고 앉아 대화 중에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고 핸드폰을 만지며 심지어 전화통화까지도 가능할까요?

하나님을 공경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할 때의 우리의 행동은 절대 그러지 못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공경과 영광을 받으실 합당한 유일한 분이십니다. 우리의 무심함이나 타성에 젖은 예배의 태도를 슬퍼하실 분이십니다.

예배는 우리에게 있어 시작입니다. 그리고 행동은 완성입니다. 진정 하나님께 열납 되는 진정 예배 하는 자가 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에게서 진정으로 예배하는 자를 찾으시고 계심을 잊지 마시길 당부 드립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