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군사기지’ 조지워싱턴호에 탑승하다… 국민일보 유동근 기자의 한미 연합훈련 르포

입력 2014-07-16 20:47 수정 2014-07-16 20:56

미 해군 7함대 소속 조지워싱턴호(9만7000t)가 한·미 연합 해상훈련 첫날인 16일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실시했다. 조지워싱턴호 항모전단장인 마크 C. 몽고메리 소장은 “한·미 연합 훈련일 뿐 아니라 해·공군의 합동 훈련”이라며 “상호운용성 증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훈련 목적을 설명했다.

설명 도중 귀를 찢는 굉음을 동반한 전폭기 이·착륙 훈련이 시작됐다. 항공모함 갑판에 도열한 전투기들이 차례로 출격했다. 이륙을 도와주는 사출장치가 일어서면 대기 중이던 호넷(F/A-18A/C)이 제트엔진을 가열했다. 고막이 찢어질 듯 엔진 소리가 커지더니 곧바로 급발진했다. 약 200m 길이의 활주로를 달려 비상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초 내외였다. 비상시에는 30초에 1대씩 출격이 가능하다고 한다.

갑판 위에 올라서니 앞서 출격했던 전투기들이 비행을 마치고 귀환하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하강하다 짧은 활주로에 착지하기 때문에 전투기 후미에 꼬리처럼 달린 갈고리가 갑판 위에 설치된 쇠사슬 4개 중 1개에 걸려야 감속과 함께 착륙할 수 있다. 이날 훈련에서는 착륙 때 갈고리가 걸리지 않아 다시 이륙한 전투기도 있었다.

20일까지 진행되는 훈련 기간 조지워싱턴호에서는 40여대 규모의 호넷 전투기 1개 전단의 출격훈련이 하루 12시간 실시된다. 1시간30분 정도의 비행시간 동안에는 우리 해·공군과 정찰 및 폭격 등의 연합 훈련을 실시한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조지워싱턴호는 축구장 3배 크기로 5500명이 승선할 수 있다. 갑판과 격납고에는 전폭기인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 조기경보기인 호크아이(E-2C), 전자전투기(EA-6B), 대잠수함 초계헬기 시호크(SH-60F) 등 70여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다. 출격 가능한 항공기는 50대, 격납고에서는 25대를 수리할 수 있다.

이날 조지워싱턴호가 중심이 된 한·미 연합훈련은 경기도 오산 서남쪽 약 370km 지점 공해상에서 실시됐다. 7함대 관계자는 “한국 해군 1~2함대와 동해 및 서해에서 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며 “미측이 6대 함선, 60여대 항공기를 지원했고 우리는 이지스함 2척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조지워싱턴호는 한·미 연합 훈련 직후인 21∼22일에는 제주 남방해상에서 한·미·일 수색구조훈련(SAREX)에 참가한다. 몽고메리 소장은 SAREX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지난 1일 집단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는 헌법 해석을 채택한 이후 첫 한·미·일 해상 훈련이라는 지적에 “한·미 훈련을 위해 한국에 온 김에 실시하는 것이어서 집단자위권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조지워싱턴호의 부산 입항을 비난하며 동해 쪽으로 미사일 훈련을 실시했다고 하자 “우리가 원하면 (조지워싱턴호가) 동해로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산=유동근 기자, 사진=공동취재단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