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지역 기독교 유적지를 한데 묶은 테마 관광상품 개발이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
영광군과 목포시 순천시 등은 지난달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수도권 여행사의 상품개발 담당자들을 초청해 팸투어를 실시했다고 16일 밝혔다.
참석자들은 이번 팸투어에서 영광의 대표적 기독교 유적지인 염산교회와 야월교회 등을 둘러봤다. 대표적 관광지인 백수해안도로와 법성포 숲쟁이 꽃동산 등도 답사지에 포함됐다.
팸투어 참석자들은 기독교 관계자와 여행사 임직원, 코페일 서울지역 여행센터 투어 매니저 등으로 구성됐다. 17㎞에 달하는 백수해안도로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많지 않은 곳이다. 손에 꼽히는 서남해 드라이브 코스로 자리 잡은 이 도로는 2011년 11월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제1회 대한민국 경관대상 자연경관 최우수상을 받았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넓은 갯벌과 바다에서 노을을 감상하기 딱 좋은 장소다. 거북바위와 모자바위 등 다양한 기암괴석은 물론 해안절벽이 일품이다.
백수해안도로에서 멀지 않은 야월교회는 6·25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9월 기독교인 65명이 염산앞바다 갯벌에서 공산군에게 순교를 당한 곳이다. 야월교회 전체 교인들이 한꺼번에 몰살됐다. 순교자 중에는 임신부도 포함됐다. 임신부는 생을 마감하기 직전 자신을 죽이려던 북한군에게 마지막 소원을 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간절한 기도와 함께 찬송 ‘하늘 가는 밝은 길이’를 불렀다고 전해진다. 그녀를 위협하던 북한군은 “죽음도 초월하는 종교의 위대함을 알겠다”며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염산교회에서도 당시 77명의 교인들이 순교했다. 염산교회와 야월교회를 포함해 현재도 인구 5만7000여명의 소도시에 불과한 영광에서는 6·25 때 공산주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북한군에 의해 196명이 불행한 최후를 맞았다. 극심한 좌우 이념대립의 산물이다. 패잔병으로 미처 퇴각하지 못한 북한군들은 ‘반공’과 ‘신앙 사수’를 외치던 기독교인들을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했다. 교인들의 몸에 무거운 돌을 새끼줄로 매달아 바다에 던졌다. 야월교회는 이후 1989년 순교기념탑 건립위원회를 결성해 이듬해 11월 기념탑을 제막했다. 이어 전국 교회의 헌금과 전남도의 예산 지원으로 순교기념관이 2009년 7월 야월교회 마당에 건립됐다. 한국기독교사적 제20호인 순교기념관은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위임을 받아 야월교회 성도들이 관리하고 있다. 앞서 영광군은 기독교 성역화사업 차원에서 2003년 인근 설도항에 작은 순교기념탑을 세웠다.
팸투어 참석자들은 “영광 굴비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은 기독교 유적지가 숨겨져 있었다”며 “기독교 순례코스 개발과 관광객 유치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광=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영광=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전남 영광 기독교 테마 관광상품 개발 박차
입력 2014-07-16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