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새터민 보이스피싱 조직 33명 적발

입력 2014-07-16 16:02
새터민(탈북자)들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과 필로폰 밀반입을 일삼다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경찰청(청장 이금형) 광역수사대는 보이스피싱으로 5억원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이모(27)씨 등 22명을 검거해 3명을 구속하고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또 보이스피싱 수익금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몰래 들여와 판매·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모(23)씨 등 11명을 검거해 6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했다.

보이스피싱과 필로폰 밀반입 사범 중 범행을 주도한 이씨와 전씨 등 21명이 새터민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검거된 나머지 사람들은 조선족 1명과 개인 통장을 새터민 등에게 판매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를 받고 있는 김모(55)씨 등 일반 시민들이다.

이씨 등은 지난해 3월 5일부터 지난 3월 23일까지 정모(44·여)씨 등 38명에게 전화로 자녀가 납치돼 크게 다쳤다고 속이거나 검·경찰, 국세청 등을 사칭하는 수법 등으로 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중국 장시(江西)성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연락책, 통장모집책, 인출책 등 역할을 분담한 뒤 해커들로부터 사들인 개인정보 432개 파일, 600여만 건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또 전씨 등은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필로폰 70g(시가 2억1000만원 상당)을 사들여 지난 1월 2일 인천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뒤 판매·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전씨 등은 보이스피싱으로 챙긴 돈으로 필로폰을 샀다. 범행에 가담한 새터민들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 사무소인 ‘하나원’ 등지에서 알게 돼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역수사대 방원범(경정) 대장은 “이들 외에 범행에 가담한 새터민 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