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의 피해학생이 사실은 성추행 가해자란 상반된 주장이 나와 진실 공방에 빠졌다.
부산 사하구 D중학교와 2학년 A군(14) 부모에 따르면 A군은 학기 초부터 지난달까지 동급생 B군(14)과 C군(14)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학생 5명에게는 폭언과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
A군 부모는 지난달 18일 집에서 컴퓨터에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시도한 아들을 발견하고 뒤늦게 피해 사실을 듣고 학교에 학교폭력 사실을 신고했다.
학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가해학생 중 B군은 전학, C군은 특별교육 30시간, 나머지 5명의 학생은 혐의가 없다며 선도조치해 폭력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달 초 학교에서 A군이 친구인 D군을 성추행했다며 부모에게 학교에 와달라고 연락했다.
A군 부모는 “학교 관계자가 경찰 신고를 운운하며 사실상 학교폭력 사건을 덮으려는 것처럼 협박했다”며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성추행 가해자로 덮어씌우려는 모습에 기가 찼다”고 말했다.
이어 “성추행 피해자라고 지목된 학생은 아들의 친한 친구로 서로 장난친 것을 성추행이라고 몰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성추행 건은 학생들의 학내 쪽지상담 과정에서 나와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학부모를 부른 것”이라며 “시기적으로 오해를 살 만한 부분이 있지만, 학교폭력을 덮거나 보복하려던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A군은 지난 7일 이후 등교하지 않고 있으며 A군의 부모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조치에 재심을 청구하는 한편 가해학생 7명 중 4명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한편 고발된 한 학생의 부모는 16일 국민일보에 전화를 걸어와 "아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학생에게 3개월간 성추행을 당하다 일주일에 걸쳐 10대 정도 때렸다"며 "때린 것은 잘못이지만 같은 반 학생 가운데 60%가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상황이라며 경찰 조사에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학교폭력 피해학생…성추행 가해자 상반된 주장
입력 2014-07-16 10:51 수정 2014-07-23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