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스캇 “이만수 감독 라이어!” 초유의 항명… ‘징계? 퇴출?’

입력 2014-07-16 08:05

프로야구 SK의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이 그라운드에서 이만수 감독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건은 15일 문학구장에서 일어났다. SK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리기 전이었다. 발뒤꿈치 부상으로 재활군으로 내려간 스캇이 사복 차림으로 경기장에 나타나 타격훈련을 지켜보고 있던 이 감독에게 다가갔다.

초반 두 사람은 일반적인 대화를 나누는 듯 했다. 하지만 점점 언성이 높아졌다. 스캇이 무엇인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분위기였다. 스캇은 결국 이 감독에게 “겁쟁이(Coward)” “거짓말쟁이(Liar)” 등 거친 말까지 내뱉었다. 통역이 달려와 둘을 떼어 놨지만, 스캇은 통역을 향해서도 “거짓말쟁이”라고 소리쳤다. 이 감독은 더 얘기하기 싫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굳은 얼굴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현장에는 구단 관계자들은 물론 취재진들도 함께 있었다. 스캇의 돌발행동에 모든 사람들이 당황했다. 이후 취재진을 만난 스캇은 격앙된 어조로 “내 몸 상태는 내가 가장 잘 안다”며 “내게는 내 몸을 관리하는 나만의 관리법이 있는데 구단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다른 재활 스케줄을 강요한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구단이 자신의 의사를 존중해주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정당한 방식의 항의가 아닌 ‘항명’으로 비쳐질 수 있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점이 문제다. SK 관계자는 “2군으로 내려간 것에 불만을 품은 것 같은데 이렇게 항명한 건 처음”이라면서 “감독에게 대든 만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구단 차원에서 어떻게든 징계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징계는 물론 일각에선 “퇴출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스캇은 9년 간의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으로 올 시즌 프로야구 용병들 중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잦은 부상으로 81경기 가운데 3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하는 등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도대체 안 아픈 곳이 어디냐”며 언짢은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