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고령환자 수술 후 사망·합병증 발생 예측도구 개발

입력 2014-07-09 10:15
국내 의료진이 고령 환자의 수술 후 사망과 합병증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도구 개발로 고령 환자 수술에 대한 환자 본인과 가족들의 수술 의사결정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선욱 전공의·김광일 교수팀과 외과 한호성 교수팀(노인병연구팀)은 2011년 10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외과에서 수술 받은 65세 이상 노인 275명을 대상으로 ‘노인 포괄 평가’를 시행하고, 수술 후 예후를 분석해 관련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술을 앞두고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노인 포괄 평가’라는 다면적 도구를 가지고 분석해 점수를 매겼다. 연구 결과 이 점수가 높을수록 수술 후 사망 및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 역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제까지는 고령 환자의 수술 후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일상생활의 독립성’, ‘혈액검사(알부민) 수치’,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법’이 수술 후 사망 및 합병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수술이 예정된 노인의 건강 상태를 다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수술 전 ‘노인 포괄 평가’를 실시했다. 수술 전 노인 포괄 평가는 동반 질환 평가, 일상 생활 능력 평가, 정신 기능 평가, 영양 상태 평가 등 총 9개 항목으로 구성돼있다.

평가 항목에 따라 ‘고위험군(5점 이상)’으로 분류된 노인은 ‘저위험군(0~4점)’에 속한 노인에 비해 수술 후 1년 내 사망할 확률이 9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위험군은 집이 아닌 요양 병원으로 또 다시 입원할 가능성 역시 4.4배 증가했고, 수술 후 감염이나 섬망이 발생하거나 중환자실 치료를 요하는 빈도가 1.7배 높았다. 총입원기간과 수술 후 입원 기간 역시 고위험군은 14일/9일로 저위험군 9일/6일 보다 1.5배 더 길었다.

이번 도구는 고령 환자의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할 수 있어 수술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광일 교수는 “수술 전 노인포괄평가 도구의 개발로 인해 수술 전후 면밀한 감시가 필요한 노인들을 객관적으로 선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라며 “단순히 나이가 많아서 수술을 받지 못했던 노인들에게도 이 평가 도구가 수술을 통해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 학술지(JAMA surgery, IF 4.1) 최근호에 게재 됐으며, 7월호 ‘이달의 논문’에 선정됐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