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 소셜테이너(Socialtainer) 방송인 김제동이 세월호 피해 가족들과 거리로 나섰다. 김제동은 6일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서 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1000만인 서명을 받는 데 힘을 보탰다. 서울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이곳에서 김제동이 시민들에게 서명 용지를 내밀고 유가족으로 추정되는 이를 가슴으로 안는 장면은 7일 수백회 리트위트되면서 뒤늦게 트위터를 달구고 있다.
줄무늬 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은 김제동은 휴일인 6일 낮 이곳에서 붉은 바탕에 흰 글씨로 “세월호 참사”라고 적힌 조끼를 착용하고 나타났다. 붉은 사각형 어깨엔 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노란 리본이 걸려있다. 김제동은 메가폰보다 더 작은 간이 마이크를 들고 서명을 부탁하거나, 직접 서명판을 들고 시민들에게 볼펜을 건넸다. 평소 주장하는 ‘훈남’ 이미지를 살려 주로 젊은 여성들을 공략했다.
김제동 옆으로는 경기도 안산 단원고 유족들이 흰 어깨띠에 손팻말을 들고 시민들에게 서명 동참을 호소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의 진상규명 작업 철저와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전국민 서명을 받기 위해 버스를 타고 전국을 누비고 있다.
세월호 참사 관련 가수 김장훈도 앞서 유족들을 만나 도울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개그맨 유세윤과 록그룹 YB의 싱어 윤도현도 직접 1000만인 서명운동에 참여한 바 있다.
김제동은 한국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소셜테이너 중 한 명이다. 소셜테이너는 사회를 뜻하는 소사이어티와 연예인을 가리키는 엔터테이너가 합쳐진 말이다.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연예인을 가리킨다. 선거를 위해 얼굴을 빌려주거나, 선거에 직접 출마하는 폴리테이너와는 다른 개념이다.
김제동은 그동안 반값등록금 촛불시위 쌍용차해고 문제 등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힘을 더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남들이 주목하든 말든, 언론이 보도하든 말든 묵묵히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매진했다. 김제동 같은 이들의 파급효과를 막기 위해 공중파 방송사들이 소셜테이너의 고정출연 제한조처를 내려도 아랑곳 않는다.
김제동 소속사 관계자는 언론에 “세월호 참사 발생 후 끊임없이 관심을 가졌던 김제동은 자기 스스로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나선 것으로 안다”라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속사도 잘 몰랐다는 뜻이다.
사진=트위터리안 희망플래너(@hopeplanner) 촬영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김제동, 세월호 가족과 함께 강남역 사거리에 서다
입력 2014-07-07 1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