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기독교 유적지 기념사업 활발히 추진된다.

입력 2014-07-06 14:31 수정 2014-07-06 14:37
광주지역에 산재한 기독교 유적지를 성역화하고 후손들에게 대대로 물려주기 위한 기념관 건립과 기념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광주시와 남구가 100여년전 기독교 문화가 꽃피운 양림동에서 전개해온 ‘근대 역사문화 둘레길’ 조성사업과는 별개다. 기독교 유적지만 그 대상이다.

‘광주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양림동은 유구한 선교역사가 서린 ‘오웬기념관’ 등 기독교 유적이 한 곳에 몰린 기독교 문화의 발상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광주에 기독교가 처음 본격 도래한 장소는 삼도교회로 전해진다.

광주기독교 유적지 기념사업회는 지난 4일 오전 송정중앙교회(담임목사 박덕기)에서 제3차 정기총회를 가졌다고 6일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실무회장 남종성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정기총회 개회예배에 이어 1시간30여분 동안 총회를 갖고 회계감사보고와 함께 각종 현안들을 논의했다. 총회 총무분야 경과보고에서는 문희성(기성-한빛교회), 조동원(합동-서문교회) 목사 등 신임 이사와 김용옥(CTS 광주본부장) 신임 감사 등의 선임 안건이 의결됐다. 기념관 건축을 위한 조감도 제작과 실행 추진위원 선정을 위해 광주시교단협의회에 위원 추천 등도 의뢰하기로 했다. 광주기독교 유적지 기념사업회는 2008년 10월29일 송정중앙교회에서 결성된 ‘광주·전남 최초 복음 도래지 기념사업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앞서 같은 해 4월15일 열린 남광주노회 정기총회에서 전원 합의로 ‘최초 복음 도래지 기념교회 건립’을 발의한 게 계기가 됐다.

이어 2009년 7월 광주시교단협의회 고문단 회의에서 ‘광주지역 최초 복음도래지 기념사업회’로 단체명칭을 변경하고 같은 해 12월 이사회 창립총회를 가졌다. 2010년 기념사업 외연을 넓히기 위해 다시 ‘광주기독교 유적지 기념회’로 이름을 바꾼 이 단체는 2011년 4월 광주시로부터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받고 설립등기를 마쳤다. 이 단체는 법인설립 직후 기념관 건립사업을 위해 영광 영산교회 순교체험장과 야월교회 순교기념관, 순천기독교 박물관 등을 답사하고 호남신학대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와 함께 기독교 각 교단의 힘을 합쳐 다양한 기독교 기념사업의 토대를 열심히 닦고 있다. 한반도는 1884년 미국 북장로교 알렌 의료선교사의 입국으로 기독교를 영접했다. 하지만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지역의 선교과정과 교회설립 역사에 관한 상세한 기록물은 매우 드물다. 1892년 미국 남장로교 7인의 선발대 중 테이트 남매와 데이비스 선교사가 호남 최초의 사역자라고 문헌에 남아 있을 뿐이다. 교회역사 역시 1893년 전주 은송리 마을에 초가집 한 채를 26달러에 구입한 게 첫 기록이다. 1894년 갑오경장 등 시대적 혼란으로 온전한 기록보존에는 한계가 있었다. 1896년 전국 8도가 13도로 분할되면서 전라지역도 전라북도와 전라남도로 나뉜다. 1895년 갑오경장에 따른 농민운동이 진정된 뒤 호남지역에서 선교역사가 다시 불붙었는데 1980년대까지 전라남도의 도청소재지였던 광주의 경우 1901년 문을 연 송정리교회(삼도교회)가 첫 교회로 전해진다. 이를 구심점으로 1904년에는 광주 선교부, 1913년에는 순천 선교부가 잇따라 개설됐다.

‘1990년 是年에 羅州郡 三道里敎會가 家屋을 買收하야 禮拜堂으로 使用하다가 數年後에는 十二間을 增築하얏고 敎會 漸興하야 咸平郡 星亭, 馬岩, 方洞等 敎會를 分立하니라(상게서 사기 72쪽)’

이에 따라 기념사업회는 삼도교회에 이 곳이 ‘최초 복음 도래지’라는 점을 알리는 기념관 건립사업 등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1912년 기독 광명의숙이라는 학교를 세웠던 송정리교회가 1938년 삼도리교회로, 1971년에는 삼도교회로 교회 명칭을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며 “삼도교회는 광주 복음전파의 밀알이 뿌려진 역사적 장소”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