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임총리 정 총리, 갑자기 서울지하철을 타다

입력 2014-07-05 22:18
사진=국무총리실 블로그 촬영

박근혜정부를 향한 국정수행 지지도가 30%선까지 추락한 서울에서, ‘유임’된 정홍원 국무총리가 맨몸으로 뛰고 있다. 세월호 침몰 참사에서 드러난 정부 부실 대응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가, 후임 총리를 찾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60일 만에 다시 돌아온 정 총리인데, 제 1과제는 스킨십으로 여기고 있다.

총리실은 5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정홍원 총리가 서울지하철에 떴습니다”라며 “총리 유임이후 가진 첫 국민과의 소통의 일환으로 서울지하철 민심투어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KBS 개그 콘서트의 유행어를 인용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국민 한 분 한 분의 소중한 의견을 모아 모아서~”라며 “정책에 잘~~ 반영하~면~ 딱! 끝!”이라고 했다. 이어 하늘색 자켓에 검은 바지를 입은 노타이의 정 총리가 지하철 객차 안 및 대합실, 덕수궁 돌담길과 시장 등지에서 시민과 대화하는 장면을 인증샷으로 올렸다.

세월호 사고 수습 과정에서 유족들에게 물병까지 얻어 맞았던 정 총리는 블로그에 글도 띄웠다. 이 블로그 머리 부분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국가개조를 이룩하고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친필 글씨가 적혀 있다. 이어 다시 총리로 유임된 직후 전남 진도체육관을 찾아 세월호 피해 가족을 포옹할 때 촬영한 흑백 사진도 첨부돼 있다.

블로그는 정 총리 본인이 직접 쓰지는 않는 듯 하다. 글의 제목이 “정홍원 총리, 시민속으로”이다. 블로그에 스스로 글을 쓰면서 “나, 시민 속으로” 이렇게 하진 않기 때문이다.

부제 역시 “정홍원 총리의 민심 투어 제 1편, 정 총리, 서울 지하철에 뜨다”이다. 국민들이 정 총리에게 경제난 취업난 세대갈등 소통불능을 호소했다고 적었다. 정 총리가 면담할 때 총리실 직원인 듯한 이가 수첩에 무언가 적는 장면도 첨부됐다.

블로그 글은 “정홍원 총리는 오늘 지하철 민생투어에서 나온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국정운영에 적극 반영하면서, 시민 속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행보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사진=국무총리실 블로그 촬영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