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참사 막았는데 징계?”… 서울메트로 부글부글

입력 2014-07-04 11:29 수정 2014-07-04 11:31
사진=기사와 직접 관련없음.국민일보DB

“대형 참사 막은 기관사까지 징계하라고?

서울시가 지난 5월 발행한 지하철 2호선 열차 추돌사고의 책임을 물어 서울메트로에 관련자를 징계지시하면서 노사간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시 감사관은 지난달 30일 서울메트로 감사관실에 공문을 보내 관련자 48명을 징계 지시했다. 선행 열차 기관사와 신호관리 직원 등 6명은 중징계, 후속 열차 기관사 등 나머지는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

문제는 매뉴얼 없는 보안제동을 걸어 저속 추돌하게 함으로써 더 큰 사고를 막은 후속 열차 엄모(46) 기관사도 징계 대상자라는 것이다.

서울메트로 노동조합은 4일 “경찰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박 시장 취임 하루 전 무더기 징계 지시를 내린 것은 유감”이라며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 감사관에 면담을 신청해 재심 청구까지 불사하겠다는 것.

노조는 이어 “특히 팔 부상을 당하면서까지 대형 참사를 막은 후속열차 기관사 엄모(46)씨까지 징계 대상이 되면서 승무원 조합원을 중심으로 사기가 크게 저하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후속열차를 몰던 엄 기관사가 매뉴얼에 맞춰 보안제동을 걸지 않았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는 이유다.

노조는 또 “박원순 서울시장도 여러 자리에서 엄 기관사를 칭찬했고 국가기관에서 나온 조사원들도 엄 기관사가 더 큰 사고를 막았다고 인정했는데 돌아온 건 징계뿐이어서 직원들이 격앙돼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서울시 감사관 관계자는 “단순히 48명이란 인원수만 놓고 '무더기 징계'라고 할 순 없다”며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신호 고장으로 시민 240명이 다친 있을 수 없는 사고였기에 그렇게 판단했다”고 밝혔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