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주 기독교인,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교회 헌당한다

입력 2014-07-02 17:28 수정 2014-07-02 10:26
광주지역 기독교인들이 오는 20일 아프리카 탄자니아 현지에서 복음전파를 위한 교회 헌당예배를 갖는다.

광주지역 기독교인들이 모슬렘과 기독교간 교세확장 경쟁이 한창인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복음전파를 위한 교회를 지어 헌당한다(사진).

광주광역시초교파장로회(회장 김용옥)는 “오는 20일 탄자니아에서 두 번째 큰 도시인 아류샤 가라투 선교캠프에서 500여명의 현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헌당예배를 드린다”고 2일 밝혔다.

아류샤 마사이 마을에서 문을 여는 150㎡ 면적의 헌당교회에는 “광주광역시초교파장로회와 교직자선교회 CTS광주방송협력위원회가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이 곳에 교회를 세우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두 개의 명패가 나란히 내걸린다. 현지어와 한글로 된 쌍둥이 명패를 통해 지구 반대편이나 다름없을 만큼 멀리 떨어진 광주와 가라투 주민들은 형제의 정을 나누고 교회 완공의 기쁨도 함께 하게 된다.

초교파장로회와 교직자선교회를 주축으로 결성된 연합 단기선교단(단장 유태오 장로)은 이를 위해 14일부터 25일까지 11박12일 일정으로 직접 현지를 방문한다. ‘탄자니아에 찬양이 흐르게 하라’는 구호를 앞세운 13명의 선교단은 방문기간 동안 세계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다양한 전도와 복음전파에 나선다. 광주지역에서 파견돼 2004년부터 활동 중인 조병훈(광주 일곡동 새순교회) 선교사 등을 만나 격려하고 선교사역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선교단은 또 가라투 주민들에게는 현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구충제 등 약품과 영양제는 물론 옥수수 등의 식량을 전달하기로 했다. 원주민 자녀들이 재학중인 초·중·고교에는 광주에서 가져간 각종 학용품도 기증하기로 했다. 초교파장로회 등은 성숙한 신앙과 퇴직 목회자들의 건강을 위해 해마다 개최해 온 정기세미나 대신 올해는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올 초부터 두 단체의 집행부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 아프리카 오지 한곳에 인류의 구원을 위한 교회를 지어 헌당하기로 결의했다. 십시일반 정성을 모든 이들은 지난 4월 아류샤 마사이 현지에 500여만 원의 건축자금을 송금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건축자금이 모자라 수년전 착공만 한 뒤 바닥 등 마감공사를 하지 못한 교회가 제 모습을 갖추게 됐다. 덩그러니 뼈대만 보이던 건물 내부에는 설교를 위한 연단을 세우고 외부에는 예쁜 창문을 달아 예배당과 강의실에서 예배를 드리거나 신앙교육도 할 수 있게 됐다. 아류샤 가라투는 인구 25만 여명의 내륙도시로 세계적 관광명소인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5895m)와 사파리 공원의 대명사인 세랭게티 국립공원의 관문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 킹’의 배경이 된 세랭게티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동물의 왕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체 공원 면적이 경상남북도를 합친 14,763㎢ 정도로 케냐의 마사이마라 동물보호구역과 맞닿은 이 곳에는 해마다 유럽 등에서 60여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탄자니아는 한반도 4배가 넘는 넓은 국토에 4000만 명이 살고 있다. 국민의 98%가 반투족을 중심으로 한 아프리카인이다. 인류역사 발상지 가운데 한 곳인 이 곳은 아랍과 포르투칼 독일 등 외세의 지배를 받다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영국의 신탁통치를 받았다. 120여개 부족의 합의를 토대로 1961년 독립국으로 홀로 섰고 1964년 인근 섬나라인 잔지바르와 연합해 공화국 체제를 갖췄다.

종교는 잔지바르의 97%, 본토의 60%가 모슬렘이고 그리스도교는 현재 20% 수준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중의 아프리카로 꼽히는 탄자니아에는 복음의 씨를 뿌리는 각국 선교사들의 발길이 늘면서 기독교를 믿는 이들이 2000년대 이후 크게 불어나고 있다. 그러나 막강한 ‘오일머니’를 무기로 내세운 모슬램 세력의 확장도 거세 해안가 도시 대부분을 잠식한 상황이다.

헌당교회가 세워진 탄자니아 아류사 가라투에 가는 일정은 꼬박 1박2일 넘게 걸릴 만큼 길고 험난하다. 인천공항에서 이디오피아 아디스아바바까지 15시간40분을 장시간 비행한 뒤 공항에서 최소한 2시간30분을 기다렸다가 두 번째 여객기로 갈아타야 한다. 이어 킬리만자로 국제공항까지 2시간30분을 더 날아가 입국수속을 밟고 자동차로 5~6시간을 다시 이동해야 도착할 수 있다.

선교단 실무를 맡은 CTS광주방송 장동현(52)팀장은 “탄자니아는 기독교와 모슬렘 세력이 아프리카에서 만나 한창 자웅을 겨루면서 샅바싸움을 하는 장소”라며 “100여년전 서양 선교사들이 광주 양림동에 학교와 병원, 교회를 세웠던 것처럼 주 예수 이름으로 탄자니아에 교회 헌당을 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