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지하수 유출로 주변 지반 침하…원인 분석 중

입력 2014-07-02 16:10 수정 2014-07-02 10:26
국민일보DB

국내 최고층 건물로 건설 중인 제2롯데월드에서 지하수가 유출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인근 지역의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제2롯데월드 지하층에서 지하수가 유출되고 있고, 그것을 상류로 방류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제2롯데월드를 만들면서 주차장을 지하 6층까지 굴착했다”며 급하게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지하수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롯데물산이 제출한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신청서 통과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 자문단 소속으로, 전날 제2롯데월드에 대한 비공개 현장점검에 동참했다.

그는 “공학적으로 과연 안전한가 아닌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하겠지만 (지하수 유출) 현상으로 인근 지역에서 지반이 약화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본다”며 “석촌호수의 이면도로 100m 구간에서 도로가 1∼3㎝ 주저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사용하면 보도블록이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현장에서는 5㎝ 정도 주저앉은 인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롯데월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지하수가 유출되고 석촌호수 물이 내려앉는 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호수 수위가 낮아지면 주변 지하수 흐름이 빨라진다”며 “이에 따라 토사 유출, 파이핑(파이프 모양의 물길이 생겨 흙 입자가 빠져나가는 현상)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석촌호수는 원래 인공호수로 오래전부터 송파구와 롯데가 물을 한강에서 끌어와 호수에 채웠다"며 "제2롯데월드 공사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지하수 유출과 지반 침하 문제는 롯데와 송파구, 서울시가 모두 원인을 분석 중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는데도 단정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은 자칫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어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