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16강전은 120분 경기?

입력 2014-07-02 10:26 수정 2014-07-02 10:50
사진=브라질 월드컵 16강전 벨기에와 미국경기. 연장끝에 패배한 미국의 비슬리가 안타까움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AFPBBNews=News1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은 120분의 경기?

2일 오전 5시 벨기에와 미국 경기를 마지막으로 브라질 월드컵 8강 대진표가 완성되기까지 연장 승부만 5회다. 이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16강 최다 연장 승부 4회를 갈아치우는 역대 최다 기록이다.

전·후반 90분 이내 승부가 갈린 3경기가 비정상적(?)으로 여겨질 정도다.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이들은 상대적으로 ‘약체’평가를 받던 팀들의 투지와 선전을 꼽는다.

16강전 첫 경기였던 브라질과 칠레의 경기.

물론 칠레가 약팀은 아니지만 우승 후보 브라질에는 상대적으로 밀리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알렉시스 산체스(바르셀로나)와 아르투로 비달(유벤투스)을 축으로 한 칠레는 3-5-2 전술로 강한 압박을 구사, 브라질을 탈락 직전으로까지 몰아넣었다.

독일과 알제리의 16강전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 감독의 눈물로 더 많이 기억될 경기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번 대회서 치른 네 경기에 모두 다른 선발진용을 들고 나와 변화무쌍한 전술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고 선수들 역시 연장 막바지 다리에 경련이 나 쓰러지면서도 다시 일어나 공을 쫓았다. “져도 이렇게 져야한다”라는 찬사가 이어질 정도였다.

스위스와 미국도 각각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와 독일을 맞아 90분을 무실점으로 버티면서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가는 투혼을 발휘했다.

코스타리카와 그리스의 연장 승부만이 엇비슷한 전력의 팀들이 맞붙은 경기였다.

그렇지만 경기 결과가 말하듯 ‘강호’들은 이겼고 ‘약체’는 졌다.

이것은 아무리 승리에 대한 집착과 투지가 강하다고 해도 ‘실력’ 우선되지 않고는 승리할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도 하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