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근혜 키즈’ 이준석 혁신위원장, “당청관계 개선, 김명수 아웃”

입력 2014-07-01 09:59 수정 2014-07-01 10:30
사진=국민일보DB

2012년 한나라당이 붕괴될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밑에서 비대위원을 맡았던 이준석(29)씨가 새누리당 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첫 일성으로 “효과적인 당청관계 설정을 통해 박근혜 키즈도 박근혜 없이 홀로 서야 되는 것이 있고 또 새누리당도 박 대통령과 관계를 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논문 표절 및 칼럼 대필 의혹을 받는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김명수 후보자라고 제가 아예 찍겠다”라며 “해명을 충실하게 하지 않고 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혁신위에서 충분히 강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조언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아웃’시키겠다는 선언이다.

이씨는 1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2년 전에 했던 쇄신을 또 다시 해야 되는 것”이라며 “이거 매번 하고 도루묵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아직까지 제가 할 변명이 없다”라고 말했다. 2년 전 한나라당이 무너지고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젊은 층 표심을 잡기위해 투입됐던 이씨의 각종 발언은 그저 발언으로 그친 것이 역사로 증명됐음을 인식하는 발언이다.

사회자는 이씨에게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원의 최근 여론조사를 소개했다. 20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좋아하는 정치인으로 꼽은 사람은 오직 1.4%이며, 20대는 새누리당 보다 통합진보당을 더 좋아한다는 조사 결과다. 젊은 층의 새누리 혐오는 만성화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럴 때마다 사실 주가가 오르는 건 다수 20대와 다른 선택을 하는 ‘박근혜 키즈’ 이준석이다.

이씨는 인터뷰에서 거침이 없었다. 스스로를 정권 창출 공신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지난 1년 반 동안 제가 대통령 당선에 어느 정도 공을 세웠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비판적으로 갔었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중략) 2년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했던 개혁들이 서서히 하나씩 퇴보하는 모습을 보면서 언급을 하지 않을 순 없었다. 양심적으로”라고 말했다. 양심은 정치인에게 중요한 덕목이다.

이씨는 그 예로 논문 표절을 넘어 복사 수준 의혹을 받아 네티즌에게 ‘문도리코’라고 놀림을 받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문대성 의원의 새누리당 도로 복당을 꼽았다. 이씨는 “그런 부분에 그냥 2012년 수준으로만 되돌릴 수 있어도 상당 수준의 개혁성을 확보하는 거”라고 했다. 스스로 새누리당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는 발언으로도 읽힌다.

이씨는 박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판은 삼가는 대신 새누리당 의원들을 압박했다. 그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 인선 파동과 뒤이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쟁점들을 예로 들며 “지금 새누리당이 우왕좌왕하고 있다”라며 “의견 없는 사람이 90% 이상”이라고 했다.

이어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이자, 정부조직법이 통과된다면 사회부총리에 오를 인물에 대해 “언론에서 제시한 (논문 표절 등) 의혹들도 합리적으로 제기하는 의혹들”이라며 “해명을 충실하게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적어도 여당이 아주 강한 비판을 하고 또 압박을 들어가야 되는데 여당이 입법부의 일원이라는 것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압박을) 만약에 또 성실히 하지 않는다면 아마 비슷한 국민적 비난이 일거거든요”라고 했다. 비슷한 국민적 비난이란 역사인식 논란 끝에 스스로 접은 문창극 후보자의 길을 장관 후보자들이 걸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씨는 혁신위원회 활동시한이 “(7·30) 재보선까지라고 박는 분도 계시고 그 이후로 박는 분도 계시다”라면서도 “활동시한은 뭐 예를 들어서 합리적인 혁신안이 어떤 정치권의 담합으로 중간에 단절되는 순간”이라고 했다. 그는 7·30 재보선 공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장관후보자들에게 입법부가 행정부에게 제시하는 정도의 도덕성 수준을 지금 새누리당 재보선 출마자들도 (중략) 확보해야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의 실현 여부는 곧 열릴 새누리당 공천심사위 논의 결과를 보면 당장 알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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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