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에서 화끈한 공격력으로 주목받은 네덜란드가 ‘난적’ 멕시코를 만나 고전 끝에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이 후반 추가 시간에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8강전에 진출했다.
로번은 경기 후 자신이 한 차례 ‘할리우드 액션’을 했다고 이례적으로 시인했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얻은 페널티킥 상황은 정당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로번은 30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카스텔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대회 16강전에서 1대 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라파엘 마르케스(레온)로부터 페널티킥을 이끌어내 2대 1 역전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네덜란드는 초반부터 나이절 더용(AC밀란)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이전 경기에서 보여줬던 예리한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아 멕시코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네덜란드는 조별리그에서 본선 32개국 중 가장 많은 10골을 넣으며 단연 돋보였다. 네덜란드 공격의 선봉에는 총알같은 스피드를 유감없이 보여준 로번이 앞장서서 활로를 열며 기회를 만들어냈다.
로번은 네덜란드가 고전을 이어가던 전반 추가 시간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로번은 볼을 다투다 상대 선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 선언을 기대했지만 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네덜란드가 멕시코에 선제골을 내준 후반 29분 로번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를 완전히 따돌리고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이번에는 멕시코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아작시오)의 선방에 걸렸다.
판 페르시가 후반 31분 교체돼 나가자 로번의 비중은 더욱 커졌다.
이후 후반 43분 네덜란드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갈라타사라이)의 동점골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러 차례 페널티킥을 얻어내려 노력했던 로번은 결국 추가 시간 다시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돌파하면서 결정적인 파울을 얻어냈다.
마르케스의 다리에 걸려 넘어지는 동작이 ‘할리우드 액션’과 비슷해 보이기도 했으나 주심은 네덜란드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로번이 얻어낸 이 페널티킥을 클라스 얀 휜텔라르(샬케)가 종료 직전 성공시키며 네덜란드의 역전승을 결정지었다.
조별리그에서 판 페르시와 나란히 3골을 터뜨린 로번은 이날 득점을 올리진 못했지만 막판 승리의 기회를 만들어냈다.
다만 경기 중 로번이 페널티킥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몇 차례 나와 논란이 일었다.
멕시코의 미겔 에레라 감독은 “로번은 3번이나 다이빙을 했다”면서 “처음에 그는 경고를 받았어야 했다”며 판정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로번은 “전반전에 한 차례 다이빙 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며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자진 사과하기도 했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
네덜란드 살린 로번 “할리우드 액션 했지만 마지막 것은 아니다”
입력 2014-06-30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