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총기난사 119응급헬기 출동 지연…세월호와 닮은꼴

입력 2014-06-30 10:12
진도 팽목항에서 구조 부상 승객을 이송하기 위해 응급헬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지난 21일 동부전선 GOP(일반전초)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당시 군과 119본부의 연락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응급헬기 출동이 지연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소방방재청 중앙119구조본부(중앙119)에 따르면 국방부는 사건 당일 오후 9시 28분 응급헬기 출동을 요청했다.

노후한 군 헬기로는 사고 현장에서 태백산맥을 넘어 경기도 성남의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갈 수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중앙119는 15분 만에 출동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군이 요청한 착륙장은 군사 목적 헬기만 이착륙할 수 있는 곳이어서 119 헬기는 즉시 출발할 수 없었다.

군은 뒤늦게 착륙장을 변경, 비행금지구역 밖의 착륙장을 통보했다.

중앙119는 변경된 착륙장으로 가기 위해 군의 비행승인을 받으려 했으나 권한이 있는 군 기관은 모두 통화 중이었다. 헬기 목적지가 휴전선과 가까워 국토교통부 승인 말고도 군의 추가 승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중앙119는 출동 준비를 마친 지 50여 분이 지난 오후 10시 35분에야 비로소 비행승인을 받고 이륙할 수 있었다.

군과 중앙119를 연결하는 유선전화가 다른 통화로 연결되지 않았더라도 소방·군·경찰의 재난통신망이 구축돼 있었다면 조기에 소통이 가능했을 수 있지만 서울·경기와 달리 강원도는 통합 재난통신망이 구축돼 있지 않았다.

앞서 지난 26일 총기난사 사건 유가족 대책위원회는 대국민 호소문에서 군이 발표한 총상에 의한 사망보다 과다출혈에 의한 사망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오면서 군의 응급조치 지연 가능성을 제기했다. 응급 헬기 출동이 늦어진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일부 유가족이 제기한 응급처치 지연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