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행성 프로젝트' 2014…다름에서 천재성을 보다

입력 2014-06-29 18:01 수정 2014-06-30 09:31

발달장애 중·고등학생 화가들이 올해로 3회째 ‘열린행성 프로젝트’전을 열었다.

열린행성 프로젝트는 밀알학교와 경기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발달장애 학생들이 지난 1년간 작업해온 미술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전시회다.

‘열린행성…’은 28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밀알미술관 운보홀’에 이어 다음달 15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성동구 한림말3길 ‘옆집갤러리’에서 연다.

전시 작가는 3년 연속 참여하는 밀알학교의 신동민(20·고3), 이동민(16·중3)군, 2년째 참여하는 손유승(18·고3), 김정우(18·고2), 경기고 한승민(19·고3)군이다. 이들과 함께 밀알학교의 임희경(18·여)양이 올해 처음 참여했다.

‘열린행성…’에서는 작품 전시와 함께 영상, 다양한 분야의 아트콜라보레이션으로 아트숍까지 설치하는 등 전시장을 다채롭게 꾸몄다. 또 학생들의 작품으로 머그컵을 제작, 판매한다.

28일 열린 오프닝 행사 자리에서 열린행성 프로젝트를 1회 때부터 준비해온 시스플래닛 대표 오윤선(36)씨는 “열린행성은 ‘자폐’라는 특별한 환경에 살고 있던 작가들이 자신의 행성을 열고 세상과 교감하는 프로젝트”라며 “이들은 언어·사회적인 능력은 부족하지만 사물과 풍경을 시각적으로 인지하고 이해하는 사고와 해석능력이 탁월하며 그리는 행위를 통해 남다른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린행성 프로젝트는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순적인 ‘편견’에 관해 생각해 보게 하며 치유와 예술 그리고 순수성의 무한한 힘에 대해 다시금 고려해볼 수 있는 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작가소감 발표에서 김군은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낙서에 지나지 않았으나 이곳에 오면서 그림을 그리게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군은 “그림을 그릴 때가 가장 좋다”며 “그림을 열심히 그리겠다”고 말했다.

밀알학교 김용한 교감은 “전시를 통해 학생들의 변화와 성장의 모습을 보게 된다”며 “더 중요한 것은 밀알학교 200여명의 후배들이 이들을 보며 희망과 꿈을 키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장애가 있어 안된다 못한다는 부정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가능성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축하의 말씀을 전했다.

지난해 두 번의 전시회를 마친 후 열린행성 작가들은 최근 2014 홍콩아트쇼를 비롯해 수차례의 작품전을 개최했다. 이들의 작품은 미술은행,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소장하게 됐으며 세계에 제주 해녀를 알리는 아트상품 개발 등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본 전시를 준비한 시스플래닛은 예술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경계를 넘어 사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단체로 작가를 발굴·교육하고 전시를 기획하며 작가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02-573-0155).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