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사건 처리해준 대가로 300만원 이상 하는 고가의 샤넬백을 받은 여경이 정중히 고사해 화제다.
강화경찰서 수사과 지능팀 문세희(32·여) 경장은 지난 26일 경찰서로 자신에게 배달된 택배 상자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상자에는 샤넬 가방과 현금 10만원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발송인은 지난 4월 곗돈 사기사건으로 약 1억원의 피해를 본 최모(51)씨였다.
문 경장은 그제야 최씨가 며칠 전부터 선물을 보내겠다고 한 말이 생각났다.
문 경장은 선물을 보낸다는 말에 절대 그럴 필요 없다며 몇 차례 고사했다. 하지만 최씨는 “사기 피의자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되며 사건이 마무리돼 감사 표시를 하고 싶다”며 선물을 보냈다.
문 경장은 선물이 도착한 뒤 곧바로 최씨에게 전화해 “마음만 받겠다. 선물을 돌려보내겠다”고 말했지만 최씨는 “고마워서 그러니 부담 갖지 말고 받아달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문 경장은 결국 강화서 청문감사관실이 운영하는 ‘포돌이 양심방’에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가방과 현금을 신고했다.
신고서 작성시 물품의 가격대를 적어야하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같은 가방의 가격을 알아보니 무려 300만∼400만원에 이르렀다. 명품가방이 하나도 없는 문 경장으로서는 또 한 번 놀랐다.
문 경장은 29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여러 차례 설명 드렸지만 피해자는 감사 표시를 하고 싶다며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민원인을 배려하는 모습으로 신뢰받는 경찰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강화서는 최씨에게 등기로 가방과 현금을 돌려보낼 계획이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300만원 이상 고가 '샤넬백' 보기를 돌같이 한 여경
입력 2014-06-29 16:12 수정 2014-06-29 1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