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7일(한국시간) 16강 진출에 실패함에 따라 브라질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는 단 1승도 건지지 못한채 쓸쓸히 퇴장했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출전국은 H조 한국을 비롯해 B조의 호주, C조 일본, F조 이란 등 네 나라다. 이들 네 팀 모두 조별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4개국 전적을 합치면 12경기 3무9패로 모두 각 조 최하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했다.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 말해주듯 아시아 축구의 터줏대감 한국은 기술·정신력 모두 상대팀에 밀리며 1무2패로 쓸쓸히 짐을 쌌다. 2011년 아시안컵 우승국으로서 아시아 챔피언으로 자부했던 일본은 조 편성의 행운으로 4강에 진출하겠다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1무2패에 그쳤다. 아시아 전통 강호 이란도 극단적인 수비축구로 ‘침대축구’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호주는 스트라이커 팀 케이힐을 중심으로 나름 선방했으나 네덜란드, 칠레, 스페인 등 강호와 한 조로 묶인 탓에 3전 전패를 당했다.
아시아축구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 없이 물러난 것은 1990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4년 만이다. 당시 한국과 아랍에미리트는 아시아 대표로 출전했지만 나란히 3패씩을 기록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러나 아시아축구는 2002 한일월드컵에서 공동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이 각각 4강과 16강에 올랐던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실제 아시아는 16강 제도가 도입된 1986 멕시코월드컵 이래 1994 미국월드컵, 한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만 16강 진출국을 배출했다.
아시아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통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현재 4.5장인 아시아의 월드컵 출전 쿼터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27일 “다른 대륙에서 아시아 출전권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국제축구연맹(FIFA)이 다음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아시아 출전권을 줄일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아시아 24년만에 무승… 출전권 줄어드나
입력 2014-06-27 17:04 수정 2014-07-02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