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 가족 등에게 2개월 넘게 헌신해온 현직 경찰관이 진도대교에서 갑자기 투신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26일 오후 9시26분쯤 전남 진도군 진도읍 진도대교에서 진도경찰서 소속 A모 경위가 투신했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경찰은 A경위의 투신 직후 진도대교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A경위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진도대교 주변 해상을 구역별로 나눠 샅샅이 뒤지고 있으나 A경위의 생사여부 등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 관련 업무를 맡아온 A경위는 승진 인사 문제로 고민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 경찰관들은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실종자 가족들과 동고동락해온 A경위가 최근 승진에서 탈락한 뒤 상심이 컸다”며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정신적 충격을 감당하지 못해 울돌목에 돌발적으로 몸을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투신 직전에 동료 경찰관과의 카카오톡 단체방에 술병 사진을 올리고 “죽고 싶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세월호 참사 수습현장에서 그를 지켜본 주변 사람들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해온 그가 격무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데다 승진 탈락의 충격이 겹쳐 최후의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 된다”고 밝혔다.
한 해양경찰관은 “A경위는 본인보다 나이 어린 실종자 가족에게는 편안히 반말을 건넬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며 “실종자 가족들의 고충을 해경과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게 전달하는데 누구보다 앞장섰다”고 말했다. 진도 팽목항에 11명 남은 실종자의 가족들도 그동안 정을 쌓아온 A경위의 투신소식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 김모(48)씨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더 떠나보내야 하느냐”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진도=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진도=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진도대교에서 세월호 가족에 헌신해온 경찰관 투신
입력 2014-06-27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