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다, 4년 뒤을 기약하자”… ‘4강’급 응원전

“태극전사들 수고했어요” “4년 뒤를 기약합시다”

전국 곳곳에서 실낱 희망을 놓치 않고 밤새 응원을 펼쳤던 ‘열 두 번째 전사’들은 아쉬움 속에서도 땀흘린 선수들을 향해 격려를 잊지 않았다.

브라질 월드컵 한국과 벨기에전은 27일 오전 4시였지만 응원단들은 26일 자정부터 전국 곳곳에서 “대~한민국”을 외쳐대기 시각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과 사직야구장에는 각각 4000여명과 3000여명이 밤을 새우면서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울산체육공원 호반광장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광주 월드컵경기장에도 각각 3000여 명이 몰려 대형 태극기를 흔들거나 북을 두드리며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경기도 고양시 원마운트에는 2500여 명이 찾았고, 경기도 수원 월드컵경기장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도 각각 2000여명과 1000여명이 뿔 모양 머리띠를 한 붉은 악마들이 모였다.

대전 유성구 월드컵경기장과 중구 으능정이 거리, 경남 함안체육관, 강원 춘천MBC 별빛호수축제장과 원주 종합운동장, 제주 영화문화예술센터 등지에서도 응원의 함성이 이어졌다.

전반 종료 직전 벨기에 선수 1명이 퇴장 당하고, 같은 시간 알제리와 맞붙은 러시아가 선취골을 넣으며 앞서나가자 응원의 목소리는 최고조로 높아졌다.

그러나 후반 들어서도 수적 우세를 유지한 태극전사들이 좀처럼 벨기에의 골문을 열지 못했고, 후반 32분 오히려 선제골을 허용하자 탄식이 터져 나왔다.

후반 32분 오히려 선제골을 허용하자 탄식과 함께 “이제 끝났다”며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대다수 응원단은 경기가 끝난 후 주최 측이 나눠 준 비닐봉지에 주변에 있던 쓰레기를 주워담는 등 마지막까지 성숙한 응원문화를 보여줬다.

대구에서 거리응원을 펼친 회사원 박모(30)씨는 “4년 뒤에는 태극전사들이 좀 더 짜임새 있는 경기로 반드시 16강에 진출했으면 좋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