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주전 9명 바꾸고도 무승부…제라드·램퍼드 “아듀 월드컵”

입력 2014-06-25 07:01 수정 2014-06-25 09:47
웨인 루니(영국)가 25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골을 드리블 하고 있다. ⓒAFPBBNews=News1

‘축구 종가’ 영국이 주전 멤버 11명 중 9명을 바꾸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띄우고도 코스타리카의 돌풍을 잠재우지 못했다.

영국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이 열린 25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코스타리카와 0대 0 무승부를 기록해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고 있는 코스타리카와 맞선 잉글랜드는 멤버 거의 대부분을 바꾸며 반전을 노렸다.

2연패로 일찌감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면서 로이 호지슨 감독은 되도록 많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팀의 변화를 주기 위해 우루과이와의 2차전에 나섰던 베스트 멤버 11명 중 9명을 교체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선보였다.

주전 골키퍼 조 하트(맨체스터시티)부터 간판 공격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장 스티븐 제라드(리버풀)가 모두 벤치를 지키는 의외의 장면이 연출됐다.

반면 올해 19세인 수비수 루크 쇼(사우샘프턴), 21세인 로스 바클리(에버턴) 등 신예들이 그라운드에 나섰다.

잉글랜드 선발진의 평균 나이는 25세 300일로,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내세운 선발진 가운데 역대 2번째로 낮았다.

이보다 주전 11명의 나이가 더 어렸던 적은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스웨덴과의 경기에 나왔는데 당시 평균 나이는 25세 208일이었다.

하지만 호지슨 감독의 의도와는 달리 경험이 부족한 선발진은 상대를 공략하지 못했다.

5백을 앞세워 견고한 수비진을 구축한 코스타리카의 뚫지 못하고 고전을 거듭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호지슨 감독은 결국 후반 들어 기존 베스트 멤버들을 투입했다

후반 17분 애덤 럴라나 대신 라힘 스털링을 투입한 것을 시작으로 후반 28분에는 제라드(이상 리버풀), 후반 31분에는 루니가 잇달아 교체 멤버로 투입됐다.

특히 중원에서는 그간 각자 소속팀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으나 대표팀에서는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던 제라드와 프랭크 램퍼드(첼시)의 조합이 가동되기도 했다.

4년 뒤면 제라드는 38세, 램퍼드는 40세로 이날 경기는 사실상 두 선수의 마지막 월드컵 경기였다.

하지만 영국의 마지막 카드도 무위에 그치면서 잉글랜드의 브라질 월드컵은 1무2패(승점 1)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단 한 번의 승리도 거두지 못한 채 물러난 것은 역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1958년 스웨덴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