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의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가 월드컵 무대에서도 ‘핵이빨 본능’을 드러내 무리를 일으켰다.
25일(한국시간) 브라질 나타우의 두나스 경기장에서 월드컵 16강 진출이 걸린 우루과이와 이탈리아의 조별리그 D조 3차전 후반 0대 0 상황에서 사건이 벌어졌다.
후반 35분에 잠시 공이 바깥으로 벗어나 플레이가 멈춘 상황에서 수아레스가 갑자기 이탈리아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유벤투스)의 어깨를 향해 자신의 머리를 들이밀었다.
중계 화면을 천천히 돌리며 확인한 결과, 수아레스가 키엘리니의 왼쪽 어깨를 깨무는 장면이 확인됐다.
키엘리니는 갑작스런 상황에 놀란 표정을 지으며 넘어졌고 수아레스도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얼굴을 손으로 감싼 채 뒹굴었다.
키엘리니가 직접 어깨를 드러내 보이는 등 이탈리아 선수들이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이 장면을 보지 못한 심판은 반칙을 선언하지 않은 채 경기를 계속 진행했다.
공교롭게도 수아레스의 ‘발각되지 않은 반칙’이 나온 직후 우루과이는 결승골을 터뜨려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비록 심판의 눈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긴 터라 수아레스 역시 상당한 비난과 징계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아레스의 기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수아레스는 지난해 4월에도 첼시와 벌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상대 수비수인 니슬라프 이바노비치의 팔을 물어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에도 심판은 수아레스의 반칙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비난에 휩싸인 그는 1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네덜란드 아약스에서 활약하던 2010년에도 PSV에인트호번의 오트만 바칼의 어깨를 깨물어 7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당했다.
이번엔 전 세계 축구팬이 지켜보는 월드컵에서 ‘핵이빨 본능’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더 큰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아레스가 월드컵에서 상식 밖의 행동을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4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8강 가나와의 경기에서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공에 손을 뻗어 막아내는 ‘핸드볼 사건’을 일으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
수아레스 또 ‘핵이빨 본능’ 충격…伊 수비수 어깨 깨물어
입력 2014-06-25 06:35 수정 2014-06-25 1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