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괜찮냐고, 힘내라고, 고맙다고, 아무것도 말하지도 묻지도 말아주세요. 불쌍하고 안쓰럽다고 생각하는 시선과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말아주세요.”
페이스북 등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고 있는 생존 단원고등학교 2학년 72명 학생들의 국민들을 향해 외치는 ‘부탁의 글’이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23일 “학생들이 25일쯤 학교로 돌아간다”고 밝히고 “23일부터 학교 주변상가 등에 이 글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생존 학생들 병원 치료를 받은 후 그동안 안산 모 연수원에서 합숙 심리치료를 받아왔다.
학교 복귀를 앞둔 학생들은 A4 용지 1장짜리 “우리는 단원고 2학년 학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곧 다가올 일생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냈다.
학생들은 “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이 넘은 지금 사람들은 이제 저희가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눈물을 쏟다가도 웃을 때도 있고 갑자기 우울해졌다가도 금방 웃기도 합니다”라며 현재의 심정을 토로한 뒤 “혹시 거리에서 웃고 떠들고 장난치는 저희를 보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정말 괜찮아졌다고 생각하 말아 주세요”라고 부탁의 말을 남겼다.
또 학교로 들어갈 때 가장 두려운 것들로 자신들이 단원고 학생이란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과 사람들이 아는 척 하는 것, 그리고 기자를 꼽은 학생들은 마지막으로 “세월호를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심리치료 담당해온 정혜신 마인드프리즘 대표는 “생존 학생들은 아직 친구와 친구 부모님에 대한 죄의식, 하늘로 간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기억들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한다” 어른들의 각별한 배려를 당부했다.
가족대책위원회도 “취재 경쟁으로 아이들이 또다시 상처받지 않도록 언론사 등에 협조 공문을 23일중으로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우리를 안쓰럽게 보지 말아주세요” 학교 복귀 세월호 학생들의 호소
입력 2014-06-23 14:43 수정 2014-06-23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