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도 안되는데 채팅하는 ‘신기한’ 이라크 사람들

입력 2014-06-23 10:35
사진=알카에다에서 분리된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이라크 제2도시 모술에 이어 다음날 살라헤딘주의 티크리트까지 장악한 가운데, 모술 주민들이 12일 쿠르드자치정부 관할 북부 에르빌로 피난길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인터넷 사용이 안되는데 채팅을 한다.

정부의 통제로 소셜미디어가 차단된 전쟁 위기의 이라크 사람들 이야기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오픈 가든’이라는 미국 업체가 개발한 ‘파이어챗’앱을 통하면 가능하다고 한다.

23일(한국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 업체가 3개월전 서비스를 시작한 ‘파이어챗’은 인터넷을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블루투스를 이용한 ‘그물형망’ 기술을 사용해 스마트폰끼리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앱이다.

이 앱은 사용자 한 명만 인터넷에 연결되면 같은 공간의 다른 사용자도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 심지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파이어챗 사용자끼리는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파이어챗은 원래 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 의사소통하는 수단으로 개발됐으나 정부의 통제 등으로 인터넷이 차단된 나라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한다.

이라크에서는 수니파 무장단체가 북부지역을 장악한 이후 정부가 소셜미디어를 차단하기 시작하면서 파이어챗이 인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라크에서는 최근 5일 동안 전체 10%에 달하는 7000개의 대화방이 만들어졌다. 현재 파이어챗에 개설된 대화방은 7만5000여개.

이에 따라 이라크는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파이어챗 사용자가 많은 국가가 됐다.

바그다드에 사는 모하메드는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하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전하는데 이 앱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라크와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UAE) 등 아랍권의 사용자들과 주로 대화한다고 말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