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내 탓이오…"알제리 전략 분석에 실패했다"

입력 2014-06-23 07:22

한국축구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알제리와의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패한 뒤 “알제리에 대한 전력 분석의 실패였다”며 패배 요인을 감독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홍 감독은 23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에스타디오 베이라히우 경기장에서 열린 알제리전에서 2대 4로 패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상대의 전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경기 초반 실점 3개로 승부가 갈렸다”고 밝혔다.

1차전에 이어 부상의 우려를 안고 선발 출전한 중앙 수비수 홍정호, 김영권은 알제리 공격수를 번번이 놓치며 전반 내내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중앙 수비수들의 플레이가 실망스러웠다는 지적에 홍 감독은 “집중력 부족으로 상대 공격에 영리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아직 경기가 남아 있어 빨리 회복해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전체적인 부분이 맞지 않았고 수비적인 것이 더 그랬다”며 “우리 선수들이 경험적으로 부족한 게 있었지만 이 모든 게 나의 지시로 이뤄졌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팬들과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홍 감독은 이날 1차전 때와 똑같은 선발 명단을 고집했다. 벨기에와의 최종전에서 선수 변화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홍 감독은 “아직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다음은 홍 감독과의 일문일답.

-알제리전 전력 분석은.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기 때문에 전력 분석이 잘못 됐다고 생각한다. 경기 초반 실점 3개로 승부가 갈렸다.”

-알제리를 과소평가한 것 아닌가.

“그런 적 없다. 알제리는 강한 팀이어서 과소평가하지 않았다.”

-흐름이 넘어갔을 때 교체 카드는 왜 안 써나.

“중앙 수비가 안정을 취해 주길 바랐다. 공격수를 투입하기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중앙 수비수들이 실망스러웠는데.

“집중력 부족이다. 상대 공격에 대해 영리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아직 경기가 남아 있어 빨리 회복해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최종전에서 선수 변화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수비에 대해 평가하자면.

“전체적인 부분이 맞지 않았다. 수비적인 것이 더 그랬다. 우리 선수들이 경험적으로 부족한 게 있었다. 나의 지시로 모든 게 이뤄졌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알제리가 5명을 대체해 나와 당황했나.

“알고 있어서 당황하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하기엔 시간이 부족해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하려 했다.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을 잘 못한 것 같다.”

-전반 후 선수들에게 한 주문은.

“수비에서 3골을 허용해 공격진에게 무엇을 주문할 상황은 아니었다.”

-16강을 위한 대책은.

“빨리 회복하고, 선수들을 안정시켜 마지막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남은 사흘 동안 어떻게 조직력을 추스러겠나.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에 대해 우리 선수들 간에 소통이 없었다. 수비수들이 부담감을 가지고 경기를 했다. 전반 3실점은 아쉽다. 남은 기간 벨기에전 준비를 하겠다.”

-한국 팬들이 계속 응원을 했는데.

“한국 팀 성원해 주신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

포르투알레그리=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사진=홍명보 감독이 알제리전 패배가 확정된 직후 그라운드를 걸어나오고 있다.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