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21일 오후 8시15분 강원도 고성 육군 22사단 GOP에서 경계근무를 서던 임모 병장의 12명에 대한 총기난사 사고에 대한 논평에서 군의 기강해이를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22일 오전까지도 무기를 들고 탈영한 임 병장을 체포하지 못한 군의 부실 대응에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민생과 안전, 균형발전을 위한 새정치연합 지방정부 예산정책 협의회’에 참석해 “내치의 공백으로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는 때에 군 총기사건까지 발생했다”라며 “나라가 연일 편치 못하다”고 논평했다. 또 “군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민심이 더욱 어수선하다”라며 “이럴 때 일수록 제1야당인 우리가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도 “군 총기난사 사건으로 국민이 또다시 불안해하고 있다”라며 “안전한 한국을 새정치연합이 만들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협의회는 새정치연합 지도부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단체장 등이 모이는 자리였는데, 재선된 최문순 강원지사는 사고 수습 때문에 참석조차 할 수 없었다.
새누리당의 국방부를 향한 목소리는 더 높았다. 새누리당 함진규 대변인은 22일 “임 병장의 경우 보호 관심사병으로 분류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 것은 군의 병영문화 개선 대책의 부실함을 방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함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가진 현안 브리핑에서 “더욱이 이번 사고가 발생한 22사단은 과거에도 총기 사고나 무장탈영 사고가 있었던 부대”라면서 “군 기강의 해이함을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또 “임 병장은 총기를 소지한 상태로 탈영했으며, 군 당국은 진돗개 하나를 발령해 수색에 나선 상태”라며 “당국은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검거에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다시 한번 참사 재발 방지를 외쳤다. 유가족 배려도 강조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 학습효과다. 함 대변인은 “당국은 사고 경위를 철저히 파악해 다시는 이런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병영문화 개선 대책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부족한 점은 없는지, 원점에서부터 꼼꼼하게 재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또 “희생 장병들의 유가족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사고 수습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1일 밤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오전까지 동부전선 GOP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별도의 논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국가안보실로부터 총기 사고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방부가 오전에 브리핑을 했으니 별도의 대통령 말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전 9시 열린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의 브리핑은 2분짜리 대국민 사과 성명이었으며,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모습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사진=군의 GOP 점검 모습, 국민일보DB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국민이 불안해한다” 여야 군 기강해이 질타…청와대는 침묵
입력 2014-06-22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