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임 병장은 B급 ‘관심사병’… 또 人災?

입력 2014-06-22 14:10
사진=22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동부전선 육군 GOP 소초 총기사고와 관련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GOP 총기사고도 인재였나?

21일 강원 고성군 22사단 GOP에서 동료 병사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도주한 임모 병장이 GOP 투입 직전 ‘A급 관심병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A급 관심병사는 GOP 근무를 할 수 없어 투입 직전 ‘B급’으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군의 GOP 근무 관리와 병력 운용 등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군이 제대로 관리했다면 이번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22일 군 관계자는 이같은 원인을 육군 병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GOP에 투입돼서는 안 될 ‘관심병사’까지 선발되는 실정이다. 육군은 원래 ‘관심’으로 지정된 병사에 대해서는 GOP 근무를 배제해 왔으나 최근에는 병력 부족으로 A급 관심병사에 대해서만 GOP 근무를 제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전우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도주한 임모 병장도 처음에는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으나 GOP 투입 직전 B급으로 조정된 것이다.

관심병사는 A, B, C급으로 나뉘는데 A급은 특별관심 대상, B급은 중점 관리 대상, C급은 기본 관리대상이다.

군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심병사 GOP 근무 투입 문제를 비롯한 관심병사 관리제도 전반에 걸쳐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일명 ‘노크 귀순’ 등 일련의 사건과 북한의 잇단 대남 위협 등으로 인한 대북 경계강화로 GOP 근무 병력의 피로도가 한계치에 달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통 GOP 병력은 교대 주기가 최소 7개월에서 최대 1년. 오지에서 장기간 고립된 근무 환경에 노출되다 보면 마음과 몸이 지쳐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피로도가 높아진 GOP 근무 병력에 대한 ‘힐링’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심리상담은 커녕 병사들이 기본적인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운동기구조차도 없는 실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군 관계자는 “GOP 부대에 근무하는 병사들은 어떤 사건만 터지면 근무 강도를 높인다”면서 “요즘에는 GOP 근무 아들을 둔 부모들도 지휘관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불만사항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