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군 동부전선 육군 GOP(전방소초)에서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22일 오전 3시30분. 강릉시 주문진읍에 위치한 국군강릉병원 정문 앞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곳은 전날 오후 8시15분쯤 임모(22) 병장의 총기난사로 부상한 군인 4명이 치료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병원 측은 정문 앞에 이중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차량 출입을 통제했고, 초병 2명이 M-16 소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국군강릉병원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강릉아산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5시쯤에는 왼쪽 목 부위에 부상을 입은 병사 1명이 목과 어깨 사이로 붕대를 감고 누운 채 급히 중환자실로 이송됐다. 목과 어깨를 감싼 붕대에 피가 흥건하자 병원을 찾아온 부모는 할말을 잃은 채 아들을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병원 응급의료센터에는 병원 관계자들과 인근부대 언론담당관이 나와 비상 대기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말을 아끼며 상황을 체크하는 모습이었다.
전날 총기난사로 현재까지 사망자는 5명으로 하사 1명, 병장 1명, 상병 1명, 일병 2명 등이다. 부상자는 중상자 2명, 경상자 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통상을 입은 2명은 분당 수도병원으로 이송됐다. 파편상을 입은 5명 중 4명은 강릉 국군병원으로, 1명은 강릉 아산병원으로 각각 이송됐다.
난사 직후 임 병장은 총기와 수류탄 1발, 실탄 75발을 소지하고 달아나 군 당국이 추적 중이다. 임 병장은 2012년 12월 입대한 뒤 이 부대에는 지난해 1월 전입했다. 군과 경찰은 사고가 난 고성지역을 비롯한 도내 전역에 112순찰차와 경찰력을 배치해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총기난사사건이 발생한 사단은 2012년 북한군 병사가 ‘노크귀순’을 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강릉=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목부위에 총상이… 총기난사 부상자 모인 병원엔
입력 2014-06-22 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