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렉스 한국지사 트위터(@durexmania)는 19일 “SM의 대표적 두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태연과 EXO의 백현씨의 열애설을 국내 언론사 디스패치에서 알렸는데요”라며 “두 분의 사랑 축하드립니다! 저희 듀렉스도 응원할게요!!”라고 했다. 이어 디스패치가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얼굴을 가린 사진도 덧붙였다. 디스패치는 앞에서 취재하는 언론사가 아니라 숨어서 사진찍는 파파라치 회사다. 관음증이 쏠리는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 트위터는 태연과 백현의 팬들은 물론 소녀시대와 엑소의 팬들 전체에게 공분을 샀다. 축하하는 건 좋은 데 왜 하필 콘돔회사가 하느냐는 것이다. 콘돔회사가 사랑을 응원하면 왠지 뭘 더 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가 일부 감지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자 듀렉스의 트위터는 사과문을 올렸다. 듀렉스는 “태연 백현의 사랑을 응원한다는 글을 올렸었습니다”라며 “하지만 이 응원이 팬 여러분께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듀렉스는 “아이돌이 대중의 주목을 받는 입장에서 사랑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듀렉스는 모든 사랑을 응원합니다”라고 했다.
아이돌의 비밀 연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랑을 응원한다는 것인데, 역시 콘돔회사의 사랑 응원은 거시기하다. 듀렉스(Durex)는 1929년부터 영국 런던에서 콘돔을 팔기 시작했다. 듀렉스라는 말 자체가 “Durability, Reliability, and Excellence”의 알파벳 앞글자 축약어이다. 우리말로는 “지속, 믿음, 그리고 탁월함” 정도다. 무언가를 연상하게 만든다.
SM 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디스패치의 폭로 사진이 뿌려진 후 “태연 백현은 친한 선후배 사이로 지내다 최근 호감을 갖기 시작한 단계”라고 연인 사이임을 인정했다. 콘돔회사 듀렉스 코리아가 태연과 백현을 응원한 것에 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디스패치의 관음증 장사 이후 연예기획사의 열애 인정이 공식처럼 맞아 들어가는 일은 빈번해지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