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고우면하는 청와대와 상관없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공부 중”이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총리 후보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 요청서 국회 제출을 21일 귀국 이후로 미루면서 국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는데, 문 후보자는 “오늘 하루도 제 일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과 17일 그리고 다시 21일로 임명동의안 제출을 세 번이나 연기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문 후보자의 입에선 ‘공부’가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문창극 후보자는 19일 아침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의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총리 후보자 집무실에 출근하면서 “밤 사이 (입장) 변화가 없다”라며 “어제 말한 것처럼 오늘 하루도 제 일을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은 청와대 바로 코앞에 있다. 까마득한 후배 기자들이 “여권 쪽 사퇴 압박이 거세다”라고 질문했는데, 문창극 후보자는 “전혀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듣긴 힘들수도 있지만, 자신이 30여년 봉직한 신문을 제외한 대부분 조간신문에선 ‘그런 얘기’를 읽을 수 있다.
문창극 후보자는 자신의 집무실 앞을 지키는 기자들에게 “오늘부터는 ‘나인 투 식스’를 정확히 지키려고 한다”라며 “여러분도 해산하셨다가 6시에 오시라”라고 조언했다. ‘나인 투 식스’란 오전 9시에 들어갔다가 오후 6시에 나오겠다는 뜻이다. 스스로 대기자까지 지낸 인물의 언급이었지만, 갑자기 문 후보자가 뉴스의 핵으로 떠오르는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기자들은 해산할래야 할 수가 없다.
문창극 후보자가 언급한 ‘공부’는 국무총리 수업이었다. 그는 “지금 국회에서 대정부 질문이 있다”라며 “우리 정홍원 총리가 경제문제를 답변하는데 저도 공부를 해야 될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정 총리 답변하는 것을 열심히 보면서 저도 한 번 배우겠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의 가방을 보여주며 “집에 있는 자료를 이렇게 가져왔다”라며 “제가 하루종일 공부한 것이나 자료 찾은 것을 여러분께 도움이 될 만한 게 있으면 꼭 공개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에게 도움이 될 만한 공부가 또 있는지 매우 궁금한 대목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좌고우면 청와대 앞에서 문창극은 “공부중…오늘도 열심히”
입력 2014-06-19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