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고우면 청와대 앞에서 문창극은 “공부중…오늘도 열심히”

입력 2014-06-19 11:16
사진=김지훈 기자, 국민일보DB

좌고우면하는 청와대와 상관없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공부 중”이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총리 후보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 요청서 국회 제출을 21일 귀국 이후로 미루면서 국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는데, 문 후보자는 “오늘 하루도 제 일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과 17일 그리고 다시 21일로 임명동의안 제출을 세 번이나 연기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문 후보자의 입에선 ‘공부’가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문창극 후보자는 19일 아침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의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총리 후보자 집무실에 출근하면서 “밤 사이 (입장) 변화가 없다”라며 “어제 말한 것처럼 오늘 하루도 제 일을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은 청와대 바로 코앞에 있다. 까마득한 후배 기자들이 “여권 쪽 사퇴 압박이 거세다”라고 질문했는데, 문창극 후보자는 “전혀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듣긴 힘들수도 있지만, 자신이 30여년 봉직한 신문을 제외한 대부분 조간신문에선 ‘그런 얘기’를 읽을 수 있다.

문창극 후보자는 자신의 집무실 앞을 지키는 기자들에게 “오늘부터는 ‘나인 투 식스’를 정확히 지키려고 한다”라며 “여러분도 해산하셨다가 6시에 오시라”라고 조언했다. ‘나인 투 식스’란 오전 9시에 들어갔다가 오후 6시에 나오겠다는 뜻이다. 스스로 대기자까지 지낸 인물의 언급이었지만, 갑자기 문 후보자가 뉴스의 핵으로 떠오르는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기자들은 해산할래야 할 수가 없다.

문창극 후보자가 언급한 ‘공부’는 국무총리 수업이었다. 그는 “지금 국회에서 대정부 질문이 있다”라며 “우리 정홍원 총리가 경제문제를 답변하는데 저도 공부를 해야 될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이어 “정 총리 답변하는 것을 열심히 보면서 저도 한 번 배우겠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의 가방을 보여주며 “집에 있는 자료를 이렇게 가져왔다”라며 “제가 하루종일 공부한 것이나 자료 찾은 것을 여러분께 도움이 될 만한 게 있으면 꼭 공개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에게 도움이 될 만한 공부가 또 있는지 매우 궁금한 대목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