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 잡은 국가도, 상대팀도 바뀌었지만 골키퍼의 악몽은 계속된다’
브라질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한국과 무승부를 기록한 러시아의 파비어 카펠로 감독에게는 승패를 떠나 ‘또 하나의’ 쓰라린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의 실수 때문이다.
한국과의 경기 후반 23분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CSKA 모스크바)는 정면으로 날아오는 이근호(상무)의 슈팅을 펀칭으로 막아내며 한 차례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아킨페예프가 쳐낸 공은 뒤로 흘러 버렸고, 그대로 러시아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그러나 카펠로 감독에게 ‘골키퍼의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4년전 남아공 월드컵 C조 예선 1차전 경기때도 자신이 감독을 맡았던 팀에서 똑같은 ‘골키퍼의 실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1차전 잉글랜드와 미국의 경기에서 카펠로 감독은 잉글랜드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잉글랜드가 스티븐 제라드의 선제골로 앞서 가던 전반 40분 잉글랜드의 골키퍼 로버트 그린은 치명적인 실수로 클린트 뎀프시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골대 앞으로 나와 엉거주춤한 자세로 공을 잡으려던 그린이 공을 뒤로 흘리고 만 것이다. 그린은 뒤늦게 몸을 날려봤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의 최종 결과는 모두 1-1 무승부였다.
한국과의 경기를 마치고 카펠로 감독은 “아킨페예프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다른 데로 가버려 아직 아무 말을 못했다”며 ‘실수는 했지만 아킨페예프는 여전히 훌륭한 선수“라며 선수를 감쌌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계속된 ‘골키퍼의 악몽’… 러 카펠로 감독 ‘울고 싶어라’
입력 2014-06-18 16:56 수정 2014-06-18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