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의 첫 경기가 열리는 18일 오전 제주의 중·고교에서도 응원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대 러시아전이 열리는 18일 오전 7시(한국 시간)는 학생들의 등교시간이어서 경기를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학생들의 애타는 요청에 따라 일부 중·고교에서 1교시 시작을 미루고 교실이나 체육관에서 함께 응원전을 벌이기로 했다.
함께 응원을 하지 않는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오전 7∼8시에 등교, 영어 듣기나 자율학습 후 오전 9시를 전후해 1교시를 시작한다.
홍명보호 수비의 핵심인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선수의 모교인 제주 중앙중, 중앙고는 학생과 교사 모두 모여 경기를 본다.
중앙중은 교실에서, 중앙고는 체육관에 모여 우리나라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김치복 중앙고 교감은 “학생들이 대부분 축구를 보고 싶어 하고 우리 학교 출신 선수가 월드컵에 나서는 만큼 체육관에서 다 함께 응원하며 경기를 보기로 했다”며 “1교시가 오전 8시 50분부터인 만큼 수업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의 수문장 정성룡(29·수원 삼성) 선수의 모교인 서귀포고도 학생들이 교실에서 TV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제일고와 대기고도 경기를 보길 원하는 학생들이 많아 1교시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 등으로 조정해 교실에서 대한민국 전사들을 응원키로 했다.
윤양섭 제일고 교장은 “학생들이 원하기도 하고 수업도 잘 안될 것 같아서 등교하는 대로 교실에서 경기를 보며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축구를 좋아한다는 한 고교생은 “학교에서 축구를 못 보게 되면 지각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경기를 보고 등교하려는 생각까지 했다”며 “선생님, 친구들과 응원할 생각을 하니 신난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수업시간을 일부 조정하는 건 학교장 재량으로 정할 수 있으며, 1교시 수업 시작 전후로 경기가 끝나는 만큼 수업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영화문화예술센터(옛 코리아극장) 1관이 개방돼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볼 수도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제주 중·고교, 1교시 미루고 다함께 '대~한민국!'
입력 2014-06-17 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