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이' 이방호가 돌아왔다

입력 2014-06-16 15:10

2008년 18대 총선 당시 김무성, 김기춘 의원 등 ‘친박근혜계’ 인사들을 낙천시켰던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16일 새누리당으로 복당했다.

새누리당은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이 전 사무총장의 재입당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당 관계자는 “당의 화합을 위해 무엇보다 이 전 사무총장의 지역구였던 경남 사천·남해·하동의 당원들이 재입당을 강력히 요구해 이견 없이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16·17대 의원을 지냈고,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적극 지지했던 ‘친이명박계’ 핵심 인물이다. 2008년 18대 총선 때 당 사무총장을 맡아 친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과 김기춘, 박종근 의원 등 10여명을 낙천시키며 ‘영남권 대학살’ 또는 ‘친박 대학살’로 불리는 공천 파동의 주역이 됐다.

당시 그는 경남 사천에 출마했으나 민주노동당 강기갑 후보에게 178표 차이로 석패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남에서 그가 고배를 마신 것은 공천에 분노한 ‘박사모’ 등 친박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낙선 운동을 펼친 점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로부터 4년 뒤인 19대 총선에선 아예 공천을 받지 못했다.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영세 사무총장은 ‘시스템 공천’을 내세웠지만 18대 총선때와 정반대로 친이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친이 학살’ 논란이 거셌다.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 장광근 전 사무총장, 진수희 강승규 의원 등 친이계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떨어져나가는 와중에 이 전 사무총장 역시 낙천했다. 그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50% 지지를 받은 새누리당 여상규 후보에게 큰 차이로 패배했다.

이후 꾸준히 복당을 시도했지만 유기준 최고위원을 비롯해 친박 주류 인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오랜 앙금을 풀기 위해 그는 최근 당내 친박 주류 인사들과 접촉해 당의 화합을 강조하며 복당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컴백은 최근 부쩍 힘을 받고 있는 친이계 구주류의 결집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7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새누리당의 오래된 ‘친이·친박’ 역학 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사진=국민일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