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문창극 공 넘기고 순방가는 朴대통령에게 “화가 난다”

입력 2014-06-16 11:29
사진=김태형 선임기자, 국민일보DB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찬반논란을 국회에 넘기고 난 뒤 16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해외순방길을 오르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화가 치민다”고 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아예 “인사청문요구서가 국회에 오지 않기를 기대한다”라며 “역사상 언제 이런 총리 후보자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우리는 일본 총리를 뽑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엿새간 이어질 박근혜 대통령의 부재, 그의 선택 문창극 총리후보에 대한 야당의 분노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창극 후보자 임명은 국민 정서에 맞서고 헌법 정신에 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논란을 낳고 있는 일제 강점기 관련 발언에 대한 촌평이다. 김 대표는 “세월호 참사 두달째, 세월호 침몰하는 동안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을 못 살린 무능에 분노하며 두 달을 살았다”고 했다. 그런데도 집권세력에겐 긍정적 변화를 찾지 못하겠다고 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현재 청와대의 인사 움직임과 관련 이를 “역주행”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흘린 눈물은 도대체 무엇이었나”라며 “고집불통 인사가 계속되는 한, 새누리당의 대통령 눈치보기가 계속되는 한, 대한민국은 미래지향이 아니라 과거퇴행, 국민통합이 아니라 국민분열이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부재 때인 며칠간 전혀 생산적이지 않고 없어도 됐을 인사 논란이 계속될 것을 생각하면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이렇게 보낼 때가 아니다”라며 “세월호 참사가 이렇게 잊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문창극 총리후보를 두고 참담한 논평을 이어갔다. 그는 “일본 극우파가 환영 일색이고, 중국에서도 걱정한다고 한다”라며 “역사상 언제 이런 총리 후보자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총리 후보는) 대통령이 지명해도 국회가 인사청문을 통해 검증한 후 동의해야 한다”라며 “(총리는) 국민과 대통령 사이 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지금까지 밝혀진 발언으로 이미 판단은 끝났다”라며 “국민 상식에서 벗어난다”고 했다. 박 대통령에 순방길 오르기전 마지막으로 후보지명 철회를 끝내고 갈 것을 요구한 것이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 인식까지 문제 삼았다. 박 원내대표는 “문 후보자는 국민의 70%가 반대하고 있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그가) 총리가 된다면 죽을 때까지 자리를 깔고 앉겠다고 한다”라며 “우리는 일본 총리를 뽑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쌍수들고 환영하는 사람을 총리 시키는 것은 박근혜 정권이 아직도 식민사관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