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10주년 맞은 광주기독병원, 새단장 들어가

입력 2014-06-13 14:13
광주기독병원이 설립 110주년을 맞아 병원건물과 주차장 등에 대한 새 단장에 들어갔다.

광주기독병원은 12일 신관 지상주차장에서 박병란 병원장과 외빈,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 위주의 쾌적한 진료환경을 갖추기 위한 ‘개원 110주년 건축공사 기공예식’을 가졌다.

병원 측은 오는 8월말까지 현관과 로비를 새로 만들고 지하1층·지상주차장, 주출입구, 건물외벽 등을 전면 개보수할 예정이다. 광주에서 최초로 현대적 개념의 의료서비스를 시작한 이 병원은 그동안 환자들이 도로면 옹벽 때문에 현관 출입구까지 가파른 경사로를 걸어서 오르거나 별도 주차건물에 차를 세우고 육교를 건너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병원 측은 옹벽과 경사로를 헐고 그 자리에 현관과 로비를 설치하기로 했다. 주차장으로도 활용될 현관 앞 공간에는 환자와 방문객들의 휴식공간이 될 소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우중충한 건물외벽도 산뜻하게 손질된다.

박병란 병원장은 “섬김과 나눔의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건축공사에 들어갔다”며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선교병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기독병원은 1905년 11월 20일 미국 남장로교에서 파송한 의료선교사 놀란(Dr.J.W.Nolan)이 초대원장으로서 9명의 환자를 진료한 게 출발점이다. 당초 ‘제중원’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했다.

1904년 8월 15일 한국에 온 의료선교사 놀란은 같은 해 10월 20일부터 목포선교부에서 의료사역에 들어간 뒤 당시 광주 양림동 배유지 선교사 임시사택에 의료시설을 마련하고 진료소 문을 처음 열었다. 초대원장에 이어 제2대(1908~26) 원장인 한국명 우월순(R.M.Wilson) 선교사, 제3대(1930~37) 원장 부란도(L.C.Barand) 선교사 등 7인의 외국인 선교사들이 창궐한 결핵퇴치와 한센병 치료 등 병원 운영을 책임졌다. 병원 측은 이 기간 동안 대형 화재와 일본 총독부의 강제폐쇄 등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6·25전쟁 등을 거쳐 1970년에는 선교회로부터 분리돼 재단법인으로 변경되면서 독자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 1976년 취임한 허진득 원장부터 국내 의료진이 병원운영을 맡았다. 허 원장은 호남을 대표하는 한국화가 의재 허백련(1891~1977) 화백의 둘째아들이다.

이후 병원 측은 해외 의료선교와 농어촌의료봉사, 새터민 및 외국인근로자 무료진료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이 병원에서 일하던 직원 중 상당수는 글라데시, 예멘, 에티오피아, 캄보디아, 요르단, 아제르바이젠 등 세계 각국에서 선교사로 복음을 전하고 있다.

광주기독병원의 의료진들은 설립 당시부터 한 알의 ‘밀알’과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하나님의 가르침에 따라 ‘선한 사마리아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잊지 않고 있다.

고통에 신음하는 환자들과 소외된 이웃들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보고 있다. 현재 일반내과 등 29개 진료과목에 540여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으며 의사와 간호사 등 800여명이 근무 중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