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화훼농가 용오름으로 30분만에 4만평 '초토화'

입력 2014-06-11 23:03
사진=방송화면 촬영

경기도 고양시에서 지난 10일 발생한 용오름 현상으로 화훼농가의 비닐하우스 등 약 4만평 규모의 시설물이 초토화되고 주민 1명이 부상했다.

11일 고양시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20분쯤 경기도 일산 고양시 장월나들목 인근 한강둔치에서 강한 회오리바람인 용오름 현상이 30여분 동안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산서구 구산동 일대의 장미, 부추, 버섯, 블루베리, 채소 등을 키우는 화훼 농가 11곳의 대형 비닐하우스 21채가 무너지는 등 시설물 3만9000여 평이 파손됐다.

강한 바람에 경운기 1대와 컨테이너 1동이 농지로 넘어졌다. 비닐과 천들이 바람에 날려 인근 전선을 덮치고 전신주 시설물이 망가지면서 인근 지역이 잠시 정전되기도 했다. 또 근처를 지나던 80살 김모 씨가 날아온 파이프에 맞아 가볍게 다쳤다.

고양시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우선 파손된 전깃줄부터 제거하고 농지로 빠진 경운기와 컨테이너 등을 옮기는 등 긴급 복구에 나섰다.

12일부터는 인근 군부대의 지원을 받아 비닐하우스 구조물과 잔재물 등을 본격적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집중호우나 태풍이 아닌 용오름 현상 피해는 처음이라 정확한 피해 액수를 산출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용오름이 관측된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과거에는 울릉도와 제주도 인근 해역 등 바다에서만 관측됐고 육지에서의 용오름은 처음이다. 10일 용오름 발생 당시 구산동 인근 방재기상 관측 장비에서 측정된 풍속은 13m/s 내외였다.

고양=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