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문창극 전 중앙일보 대기자를 지명했다. 헌법상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대통령의 제1 보좌기관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아니다.
이런 자리에 언론인 출신 문 후보자가 내정되면서 그가 2011년 4월 중앙일보에 쓴 [문창극 칼럼]이 다시 읽히고 있다. 제목은 “박근혜 현상”이며 부제는 “그녀 입만 쫓아다니는 언론” “그녀에 줄만 서려는 의원들” “그녀의 권력 어디서 나오나” “휘장 벗고 나와 실체 보여야” 등이다.
문 후보자는 당시 글에서 한나라당 의원이던 박근혜 현 대통령을 “그녀”라고 지칭했다. 그는 “그녀는 자기주장을 논리적으로 자세히 설명하지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지도 않는다”라고 했다. 이어 “휘장 안에 있는 그녀가 신비하기 때문일까?”라며 “자유인인 지금도 이럴진대 만약 실제 권력의 자리에 들어서면 어떻게 될까?”라고 했다.
‘그녀’란 지칭과 거침없는 질문은 계속 이어진다. 문 후보자는 당시 글에서 “누가 감히 그 휘장을 벗기고 그녀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겠는가?”라며 “동화 ‘오즈의 마법사’처럼 휘장 안의 마법사를 우리 스스로가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썼다.
문 후보자가 칼럼을 쓸 때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시 의원이 세종시 수정안과 영남 신공항 건설을 두고 대립할 때였다. 문 후보자의 당시 글 결론은 아래와 같다. 문 후보자에게 이젠 국민들이 “그렇게 만들 수 있느냐”고 묻게 될 순서다.
“민주주의는 투명해야 한다. 있는 모습 그대로 드러나야 국민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국민의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그녀 스스로가 휘장 속에서 걸어 나와야 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朴대통령을 ‘그녀’로 부른 문창극, “그녀 스스로 휘장 속에서 걸어 나와야”
입력 2014-06-10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