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한빛교회 선교사들 인터넷 선교편지 통해 생생한 세계 소식 전해

입력 2014-06-09 17:57
한국기독교 장로회 광주 한빛교회에서 세계 각지에 파송한 목사와 선교사들이 인터넷 ‘선교편지’를 통해 세계 각국의 복음전파 소식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이역만리(異域萬里)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일상의 자질구레한 신변잡기부터 현지사역의 남모를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취하게 된 교회성장의 뿌듯함과 기쁨까지 편지 속에 담겨 감동을 자아낸다.

불가리아 오브노바 교회에 파송된 김영중 목사는 3월 16일 한빛교회 자유게시판에 ‘선교지 소식20’이라는 글을 올렸다. 김 목사는 먼저 이 글에서 “2013년 11월 편지를 드리고 4개월 만에 소식을 드려 죄송하다”며 “이상기후라고 할 만큼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고 현지소식을 전했다.

김 목사는 유난히 따뜻했던 불가리아의 지난겨울과 다가온 봄소식 등 계절의 흐름을 정겨운 문체로 상세히 묘사했다.

“눈도 두 차례 밖에 오지 않고 큰 추위 없이 겨울이 지나갔습니다. 겨울 가뭄에 밀농사 타격이 커서 올해 밀가루 값이 폭등할거라 예상하지만… 그래도 따뜻한 겨울 덕분에 가난한 우리 교인들의 난방용 장작 값이 많이 들지 않고 않았고 시골마을에서 얼어 죽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눈이 녹자마자 봄소식을 알리는 ‘코키째’라는 작은 풀이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김 목사는 이어 “불가리아 비자법이 외국인이 살기에 참 힘들다. 체류비자는 해마다 연장해야 하고 비용도 1인당 100만원 가까이 든다. 10여 가지 서류는 대사관, 은행, 변호사, 보험회사 등을 다니면서 제출해야 한다. 한 달 뒤 허가서 받고 그 자리에서 ID카드 신청하고 또 한달 뒤에 카드를 받아야 끝이 난다”고 비자 연장의 고충을 스스럼없이 토로했다.

그는 앞서 2013년 5월에 보낸 편지에서는 “불가리아는 극심한 경제위기와 세금인상으로 전국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3명의 시민이 분신자살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며 “결국 총리 사퇴에 이어 의회가 해산되고 마피아와 국민들의 싸움인 총선을 치르기 위한 선거운동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김 목사는 편지 말미에 불가리아에서 사리사욕을 채운 정치인들이 쫓겨나고 진정 국민과 국가를 소중히 하는 정치인들이 생겨나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헝가리와 루마니아에서 선교활동 중인 최미애 선교사는 지난 2월 12일 보낸 편지에서 루마니아 ‘로시오리’ 마을 집시들이 다니는 교회에 컨테이너 예배당을 마련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최 선교사는 “하나님께 예배장소를 마련해 달라는 기도를 드렸는데 감사하게도 지난 12월에 네덜란드 개혁교회 후원으로 ‘로시오리’ 마을에 예배당으로 사용될 컨테이너와 각 가정마다 한달씩 땔 수 있는 나무가 도착했다”며 “작은 공간이지만 전기와 겨울철 난방도 해결되는 작은 예배당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찬양을 드리고 있다”고 기뻐했다.

그는 또 2013년 9월에는 “여러 집시마을 성도들이 데브레첸 근처 캠프장에 모여 4일 동안 신앙캠프를 가졌다”며 “헝가리 국경과 가까운 루마니아 마을에서 진행하는 집시선교가 비록 힘들고 어렵지만 성령님의 능력으로 힘있게 복음이 전파되고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다.

주로 집시사역에 매달린다는 최 선교사는 편지를 보낼 때마다 현지 사역소식을 유학생 사역, 집시 리더훈련, 한글학교, 가정이야기, 공동농장 사역 등으로 구분해 손쉽게 전하고 있다.

이슬람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동에 파송된 아브라함 선교사는 2012년 발송한 편지에서 큰 딸의 결혼, 둘째 딸이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과 함께 암으로 투병하다가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신 어머님 소식을 함께 전해와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이밖에 필리핀, 인도 등 해외에서 간헐적으로 1년에 수차례 보내오는 목사·선교사들의 선교편지에는 선교사 수련회, 부활절 연합예배, 선교를 위해 운행하던 차량이 고장 난 뒷얘기 등 선교사역 과정에서 겪은 각종 사연들이 때로는 눈물나게 때로는 재미있게 실려 있다.

1946년 1월 일제시대 일본인들로부터 인수한 ‘광주동부교회’를 모태로 한 광주한빛교회는 당초 광주 대의동 광주YWCA에서 복음전파를 시작했다. 1976년 5월 광주한빛교회로 교회 명칭을 변경하고 중흥동 교회당 헌당식을 가졌다. 이후 1991년 현재 사용 중인 지하 1층·지상 5층, 연건평 1020평의 교회당을 착공해 1993년 4월 완공했다. ‘광주의 어머니’로 불렸던 고 조아라 여사(장로)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초대위원장을 지낸 고 윤영규 장로 등이 그동안 재직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