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지상파 가운데 SBS가 ‘영원한 캡틴’ 박지성 모시기에 결국 성공했다. 단, 해설위원은 아니고 방송위원이다. SBS가 보유한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과 그의 아들 차두리는 해설위원으로 브라질 현지에서 중계를 맡는다. 박지성은 국내에 남아 경기 관련 코멘트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SBS는 9일 “박지성 선수가 2014 브라질월드컵 방송에 방송위원으로 참여를 결정하고 지난 주 사전기획물과 홍보영상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지성과 SBS가 아시안드림컵 자선 축구를 함께 하면서 지속적으로 유대감을 쌓아왔기 때문에 이번 방송에 박지성이 참여할 수 있었다”라고 자랑했다. 박지성의 피앙새인 김민지 전 아나운서도 SBS 출신이다.
자랑 릴레이는 이어졌다. SBS는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위원과 차두리 부자의 월드컵 현지 해설에 이어, 박지성의 월드컵 참여로 월드컵 중계방송 레이스에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차범근 박지성 차두리 조합을 어벤저스급으로 보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경기일정을 어떻게 소화하느냐다. 당장 한국 대표팀이 가나와 평가전을 갖는데, 월드컵 최종 모의고사란 측면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지가 핵심이다. 방송은 그저 부대 행사일 뿐이다.
SBS는 앞서 박지성의 역할을 ‘해설위원’으로 했다가, 다시 ‘방송위원’으로 정정했다. SBS는 브라질이 아닌 국내에서 박지성이 한국 팀 경기를 비롯해 주요 경기 전망과 다양한 분석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SBS는 박지성 섭외 대가로 지급한 액수를 물론 공개하지 않았다.
다음달 김민지 전 SBS 아나운서와 결혼을 앞둔 박지성은 브라질을 가고파도 갈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스스로 해설위원은 못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달 14일 박지성은 축구화를 벗으며 가진 은퇴 회견에서 “해설가를 생각해 본 적은 없다”라며 “내가 해설가를 하게 된다면 (현역) 선수들 비판을 너무 많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비판하기 싫어서 해설가는 못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후배 사랑인지, 대표팀 수준 이야기인지 조금 헷갈리는 발언이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캡틴 박지성 모시기, 승자는 SBS…월드컵 해설위원 아닌 방송위원
입력 2014-06-09 1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