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면밀한 빈집털이범…프로파일링 수사에 딱 걸려

증거를 남기지 않은 빈집털이범도 프로파일링 수사망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9일 상습적으로 빈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강모(4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8시쯤 동래구의 한 불꺼진 가정집에 창문을 깨고 들어가 귀금속 등 1000여만원 상당을 훔치는 등 모두 11곳의 빈집에서 2360여만원 어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절도죄로 1년 6개월 복역 후 출소한 강씨는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스타킹이나 샤워용 머리덮개, 마스크, 장갑 등을 쓰고 범행,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경찰은 지리적 프로파일링 기법을 동원해 비슷한 시기에 동래구 일대에서 일어난 비슷한 유형의 빈집털이 수십건의 수법, 시간, 장소 등 데이터를 분석하기에 이르렀다.

지리적 프로파일링은 다양한 공간통계 분석기법을 경찰의 범죄수사 데이터에 적용, 범죄위험지역을 예측해 수사에 활용하는 기법이다.

경찰은 범인이 대부분 쇠톱으로 창문을 자르고, 범행 중 대문에 옷걸이를 걸어놓아 쉽게 문을 못 열게 하는 등의 동일 수법을 파악했다.

또 동래구 주택가에서 저녁시간대에 자주 발생한다는 점도 발견, 미리 예상 지역에서 잠복근무하다 지난달 31일 밤 한 가정집에서 나오는 강씨를 격투 끝에 붙잡았다.

경찰은 강씨가 훔친 물건을 사들인 장물업자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 수사를 하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