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벼르고 별러왔던 새누리당 대표 도전… "내가 친박 원조다"

입력 2014-06-08 16:24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8일 “역사가 요구하는 소명을 다하고자 새누리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며 7·14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다. 원조 친박근혜계였으나 ‘세종시 수정안’ 찬성을 계기로 친박과 멀어지면서 비주류로 불리게 된 김 의원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벼르고 별려왔던 당권 도전의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이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가도록 하겠다”며 “기득권을 철저하게 버리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 결정 권한을 당원에게 돌려드리겠다”며 “무엇보다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당대회부터 돈 봉투 없는 깨끗한 선거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선거공영제를 도입해 전당대회 기탁금을 낮추자고 제안하면서 아울러 후보자간에 신사협정을 맺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또 여야 대표가 정기적으로 만나 대화하는 ‘공존정치 회의체’ 신설을 통해 상생의 정치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 사무처 출신으로 사무총장, 원내대표,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요직을 역임한 5선의 중진 의원이다. 2007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치열한 당내 경선을 벌일 때 박 전 대표 캠프의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으며 친박계 좌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특유의 호탕함과 친화력을 앞세워 정치적 지지기반을 다져왔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동안 원내대표를 맡아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하면서 세종시 원안을 고수했던 친박계와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친박계와 영영 멀어지는 듯 하던 김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선거대책위원회의 총괄선대본부장으로 귀환했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물론 친박계와의 관계가 일정 부분 회복되긴 했지만 이후 특유의 '무대 스타일'로 자기만의 정치를 시작한 그를 바라보는 박 대통령과 친박계의 시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평소 하고 싶은 말은 거침없이 하는 그의 스타일 때문에 박 대통령과의 관계는 여전히 껄끄러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평소 자신을 ‘의회주의자’로 불러주길 바래왔던 그는 꽤 오랫동안 당권 도전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당내 계파 문제부터 과거 ‘색깔론 공세’ 등에서 보여준 지나치게 보수적인 정치 이념, 거친 발언으로 인한 각종 구설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

김 의원은 출마선언 직후 일문일답을 통해 이런 시각과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먼저 ‘친박계 서청원 대 비박계 김무성’의 구도로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그는 “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친박, 비박을 가르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내가 친박 원조다. 내가 친박 울타리를 만들었다. 날 비박으로 분류해 가지치기 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난 비박이라고 생각한 적이 하루도,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전날 'KBS 추적60분'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방송은 김 의원이 딸의 교수 임용을 의식해 해당 대학의 총장이 사학비리 문제로 국정감사에 증인 채택되는 것을 막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의원은 “자식 자랑을 좀 해야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 둘째딸이 디자인을 전공한 학자인데 매년 세계 대학 평가 기관에서 1등 자리를 뺏기지 않는 좋은 학교를 나왔다”며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 정상적인 공모에 응모해 치열한 경쟁 뚫고 교수로 임용된 것으로 보도와 사실이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